2018년 2월 20일 화요일 [결정]

지금 나는 2018년에 놓여있다.

일기에 쓰이지 않은 날들은 빠르게 나를 스쳐갔다. 출근해서 일을 하고, 퇴근해서 개발하는 패턴의 연속을 거쳐 결국 나는 기획한 것을 어느 수준까지 만들어냈다. 그 동안 변한 것은 내가 아닌 주변의 상황이다.

2018년 지금의 나는 여전히 앞으로의 인생에 대해 생각한다. 지금의 직장에 남는 것은 미래의 나를 불행하게 만들 것이라 예상한다. 하지만 발걸음의 무게가 예전보다는 훨씬 무겁다.

지금의 직장에서의 미래는 매우 빠르게 계산할 수 있다. 나는 실패해서 여기에 남은 것이므로, 큰 욕심이나 가치를 꿈꾸지 않을 것이다. 적당히 일하고 적당히 욕을 듣고 적당히 정치하며, 예상되는 월급과 연금으로 노후를 설계하며 정해진 미래를 향해 늙어갈 것이다. 그것은 마치 안정적인 죽음을 목표로 살아가는 인생이다. 안정적인 죽음을 성공으로 여기는 인생이란 얼마나 안타깝고 불쌍한 인생인가. 자신을 세상의 주인공으로 여겼던 누군가들이 자신의 보잘것 없음을 깨닫는 것과 같다.

이직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지만 그 결과가 무엇일지는 전혀 예측할 수 없다. 결혼 생활은 장거리 연애와 다를 바 없어지고, 물러설 곳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IT 분야에서 일하게 되었다는 것 말고는 어떤 만족도 없을 수 있고, 그마저도 불만족할 수 있다. 모든 미래는 선택지로 놓여 최악의 경우에는 안정적인 노후를 부러워하는 인생을 살아갈 수도 있다. 실력으로 모든 것을 해쳐나갈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할 수 있고, 그 마저도 추월당할 가능성이 높다. 멈추지 않고 앞으로 죽을 힘을 다해 달리지 않으면 안되는 상황에 놓일 수 있다.

그럼에도 가능성을 연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오로지 자신과 운을 믿어야 하기 때문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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