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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멋진 신세계

1984와 함께 기술 문명의 발전으로 인한 디스토피아적 미래를 그린 고전 명작 중 하나로, 몰개성화된 인간과 효율과 쾌락에 집중된 유토피아를 ‘멋진 신세계’라는 이름으로 제시하고 있다.

유토피아 세계

유토피아 세계에서는 현실 세계(과거 세계)에서 불안정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요소들을 없애버렸다. 2020년의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하나씩 살펴보면 참 재미있을 것 같다.

(1) 결혼 제도가 없다. ‘만인은 만인의 소유’라는 이름 하에서 모든 사람들은 자유로운 성관계를 즐긴다. 한 명과 깊은 사랑에 빠지는 것은 유토피아에서는 금기에 가까울 수준으로 지양된다.

(2) 철저한 개인이 없다. 유토피아의 모든 사람들은 의무적으로 그룹활동에 참여해야한다. 취미활동 또한 개인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것들은 철저히 지양되며 마치 인싸들로만 이루어진 사회인것마냥 단체 활동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3) 아버지와 어머니가 없다. 결혼 제도도 없을 뿐더러, 아기들은 모두 시험관을 통해 실험실에서 탄생된다. 모든 여자들은 불임을 위한 약을 처방받으며, 양육 과정에서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단어를 아주 수치스러운 것으로 인지하도록 조종된다.

(4) 계급의 이동이 없다. 모든 계급은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며 그 유전적 형질 또한 실험실에서 만들어진다. 감마, 델타, 엡실론, 알파 등으로 주어지는 등급에 따라 그들은 동일한 유전적 형질을 부여받는다. 교육과정 또한 계급에 따라 천차만별로 나누어지며 누구도 자신의 계급을 뛰어넘는 사고를 할 능력이 없으며, 그럴 이유조차 찾지 않도록 설계된다.

(5) 마약을 금지하지 않는다. 작품에서는 ‘소마’라는 약으로 그 순간의 모든 생각들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향락적 감각에 빠지게 만드는 수단으로 삼는다. 작중 인물들이 심각한 상황에 빠질 때마다 의식적으로 소마를 사용하여, 복잡한 고민을 모두 없애버리려는 성향을 가진다.

(6) 취업과 주거의 걱정이 없다. 모든 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계급을 부여받고, 부여받은 계급만큼의 능력과 외형을 가지며 그에 만족하며 살아가도록 교육받는다. 유토피아에서는 이미 기술 발달로 인해 노동이 필요하지 않지만, 그들은 노동의 보람 또한 중요한 삶의 만족이라는 것을 깨달았고 일부러 노동이 필요한 환경을 조성하여 완전 고용을 창출한다. 주거 또한 국가에서 제공하는 것으로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7) 과학 기술의 발전이 없다. 일찍이 그들은 지나친 과학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인류를 불행하게 만드는 것을 깨닫고 일정 수준 이상의 과학 기술의 연구를 공식적으로 금지해버렸다. 따라서 기술은 현재 사회를 유지, 지탱하는 수준으로만 사용되며 그를 넘어선 지적 탐구는 금지된다.

(8) 노화가 없다. 유토피아는 성인 이후로 임종 직전까지 젊은 모습을 유지한다. 이들은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에 대한 불안을 지우는 교육을 받으며, 죽음을 대수롭지 않은 것으로 치부하게 설계된다.

따라서 유토피아는 단 하나의 유기체와 같다. 각자의 인간은 그 탄생으로부터 죽음까지의 모든 것이 시스템에 의해 계획되는 철저한 부속물로서의 삶을 살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인간의 존엄성은 유토피아 내에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지금 현실의 우리의 모습은 과연 존엄한지 의문을 가져볼 수도 있다.


유토피아와 현실 중 어디를 택할 것인가

유토피아 세계의 바깥에는 원래 인류의 문명인 ‘야만인’이 살고 있다. 지금 수준의 현대 문명이 아니라 원시인과 비슷한 수준의 문명을 이루는 야만인들이다. 그들은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으며, 노화를 겪는 기존의 생활을 계속해서 이어나간다.

그 중 한 명의 야만인이 유토피아 사회로 들어와 갈등을 겪는다. 최종적으로 그는 유토피아 밖의 삶이 아무리 고통스럽다고 하더라도 ‘고통스러울 삶을 살 권리’를 요구하여 자연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과연 현실을 살아가고 있는 우리 야만인들에게 유토피아의 삶을 권할 때 과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현실을 택할지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유토피아는 몰개성을 바라지만 우리 사회는 모두 독창적 인재로 저마다 주인공이 될 것을 요구한다. 유토피아는 완전고용을 보장하지만 우리 현실의 취업난은 어떤가. 내 집 마련을 꿈꾸지만 인생을 통째로 바쳐도 불가능한 이 막연함은 무엇인가.

살아보지 않은 과거에서 이 소설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에서 소설의 유토피아 모습은 진실로 부러운 ‘멋진 신세계’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저마다 개성을 추구하기에 우리는 너무나 평범한 사람들이고, 각자 태어나면서 부여받은 능력치는 저마다 다른데 우리는 똑같은 필드에서 경쟁할 것을 요구받는다. 디스토피아는 소설이 아닌 현실에 있다.


Books – 멋진 신세계 – 올더스 헉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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