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의 기쁨과 슬픔 – 소설의 제목처럼 직장, 사회 생활과 연관을 가진 주제들의 소설이 주를 이룬다. 인터넷에 올린 소설이 SNS에서 화제가 되어 이번에 출간되었다는데,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글이 날개를 단 것처럼 술술 읽힌다. 오늘 아침 구매해 곧장 1시간 반 정도를 들여 다 읽었다.
평론가 말은 어렵기도 하고 굳이 작품들의 연관성을 찾을 필요가 있나 싶어 그냥 내 맘대로 각 소설에 대한 리뷰를 남기려한다.
주인공인 ‘나’는 능력이 출중한진 몰라도 성공에 대한 욕심과 열정 그리고 자기 관리가 철저한 사람이다. 전형적인 성공 가도를 원하는 직장인의 모습이다.
그에 비해 ‘빛나’라는 언니는 무신경과 무지함으로 중무장해서 인생을 즐겜유저로 살아가는 듯한 사람이다. 주인공이 답답함을 여길만도 하다.
뭐 그렇다고 해서 딱히 착한 사람도 아닌 것처럼 묘사된다. 굳이 주지도 않은 청첩장을 기어코 받아가 놓고선 자신은 오지도 않았으니. 게다가 무성의한 결혼식 초대까지.
결혼을 하기 전까진 몰랐지만 결혼식에 초대받거나 초대를 할 땐 내 기준이 아니라 남의 기준에서 행동하는게 맞는 것 같다. 난 그러지 못했지만.
주인공이 너무 빡빡한가 싶더라도 그 배경을 좀 알아보면 이해는 가지만 그래도 좀 빡빡해 보이긴하다. 굳이 친구로 두기엔 피곤한 성격이다.
그 언니는 말할 것도 없다. 선물을 받고 왜 울었는지 나는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도통 종잡을 수 없다. 그럼에도 행복을 빌어주는 주인공을 보니 나름 착하구나, 나같은면 이리저리 둘러대서 결국 피하고 말았을텐데 생각한다.
작가가 판교에서 일을 했는지 IT 업계를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소설은 아마도 ‘당근마켓’을 모티브로 한 스타트업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혁신의 시대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갑을 관계. 이름을 영어로 바꾸고, 스탠드 업 같은 문화를 가져오지만 결국은 한국식이 되어버린 것들.
그 와중에 회사는 새 제품을 엄청나게 업로드하는 수상한 유저를 발견하고 주인공은 그 유저를 만나 배경을 듣고자한다.
유저는 지극히 정상적인 직장인으로 그 배경은 실로 충격적으로 진정 현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인지 의구심을 자아낸다.
회사는 학교가 아니므로 얼마든지 부당한 일어날 수 있다지만, 오랫동안 헌신하고 성과도 탁월한 직원에게 그런 장난도 안될 짓을 하다니.
현실에서 일어날 순 없겠지만, 이것보다 더 잔혹한 일들이 현실에선 종종 일어나고 있다. 더러워도 먹고 살기 위해 하루를 버티는 사람들이 많다.
많은 사람들이 월급날만을 기다리는데는 이유가 있다. 아주 부자가 아닌 이상에는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으니까.
자기 중심적인 시선을 가진 남자의 이야기다. 허구의 인물이지만 내 지인 중에 실제로 이와 같은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
소설은 후반부까지 남자가 바라는 방향으로 흘러간다. 여자의 행동은 남자의 예상보다 좀 더 대담하다. 너무 일이 술술 풀려가는 것처럼.
남자는 자기애가 참 넘치는 것 같다. 그 자기애의 중심에는 어떤 여자든 마음만 먹으면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있다.
여자는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보인다. 사실 미망인이 남자 혼자만 초대해 같이 1박 2일을 논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잘 이해가 가질 않는다.
아무 일이 없을 것이라 예상하는게 더 어색하다. 그래서 마지막 남자의 계획이 어그러진 것이 오히려 좀 이해가 가지 않기도 하다.
여자는 고단수인 양, 남자의 의도를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는 것처럼 놀리는 투로 떠나버리고 남자가 빡치는 것도 이해가 갈만하다.
여자의 행동에 대해 누군가 납득할 만한 이유를 나에게 알려줬는데, 여기엔 쓸 수가 없겠다.
남자가 매우 노답 인생이다. 우연히 흥얼거린 후크 송 하나가 유튜브 조회수 30만을 기록하며 갑자기 유명해진 무명 가수.
애인을 포함한 주변 사람들은 이 기회를 통해 얼른 돈을 벌 것을 권유하지만 남자는 자신의 정규 2집 앨범을 만들고 싶다며 거절한다.
결국 100만에서 조회수는 멈추고 그에 대한 관심도 사라진다. 애인은 떠나고 뒤늦게 찾아간 소속사에서는 조롱을 당한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정말 답답함을 느꼈지만, 돌아보면 자기 인생 자기가 사는 것인데 남인 내가 왜 훈장질을 하나 싶다.
자기가 가고 싶은 길을 가는 거고, 아무리 좋은 다른 길이라도 내가 가기 싫다며 그만인 것인데. 그게 나쁜 짓은 아닌데.
나도 가사 도우미를 써 본 적이 있다. 치울 것이 많은 집은 아니지만, 창틀 청소나 화장실 청소나 싱크대 청소는 정말 하기 싫으니까.
지금은 잘 쓰지 않는다. 은근히 돈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 그냥 내가 돈 번다는 생각으로 내가 치우거나 아내가 올라오면 함께 치운다.
이 소설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처음엔 잘했던 청소 아주머니가 갈수록 개판을 치는데 주인공은 호구처럼 앞으로도 쭉 해달라고 부탁하는 내용이다.
여기서 잠깐 나타나는 시대상은 딩크족. 사실 돈이 많으면 굳이 딩크족일 필요가 없다. 필요한 모든 것을 돈으로 해결하면 되기 때문에.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게 아이는 작은 집에 놓인 그랜드 피아노일 수밖에 없을거다. 집인지 그랜드 피아노 보관실인지 모를 그런 애매함.
자신들의 삶이 얼마나 궁핍해질지 주인공은 집을 보러다니며 이미 확인했다. 그리고 그렇게 살기를 거부한 것이다. 이해는 간다.
아줌마를 자를 참이던 주인공이 아줌마가 자긴 그만둬야겠다는 선빵을 맞고 태세를 바꿔 부탁하는 이유는 아직 잘 모르겠다.
내가 먼저 차려고 했는데, 연인이 먼저 이별통보를 하니까 일단 매달린 후에 나중에 먼저 차려고 하는 심보인가.
기대에 부푼 신입사원의 첫 출근길. 육개월의 인턴과 육개월의 계약직을 거쳐 정규직으로 회사에 입사했다.
누구나 그렇듯 월급을 쪼개서 얼마는 월세 내고, 교통비 하고, 통신비 내고 적금 들고 이것저것 뺀 후에 남는 용돈을 30일로 쪼개서 하루에 얼마씩 써야지 하는 다짐을 이 신입사원도 하고 있다.
어딘가에 소속될 수 있다는 것. 새로운 장소에서 새로운 출발을 한다는 것처럼 두근대는 일은 없지. 연봉이 너무 낮은게 안타깝다. 많이 올랐으면.
오피스텔에 성매매를 하러 찾아온 사람들이 초인종을 눌러 제끼는 내용이다. 주인공은 포털 사이트에서 댓글을 필터랑하는 사람이다.
멘탈을 깎아먹는 직업이다. 아무리 필터링 알고리즘을 개선해도 새로운 타입의 광고/스팸 메시지는 끊임없이 등장하니까. 정말 바퀴벌레같지.
여자는 밤마다 찾아오는 남자들을 촬영해서 집에 사진을 걸어놓기에 이른다. 왜 그렇게 하는건지는 모르겠지만. 신고는 왜 안하는걸까.
강남에는 성매매 오피스텔이 많아 집을 구할 때 혹시라도 옆이나 윗집이 그런 곳일까 걱정한다. 잘못 걸리면 하루 종일 시끄러울테니 신고가 답이다.
잃고 있던 삶의 여유를 수년 후에 돌아보는 이야기. 이야기 속 노인은 아니지만 나에게도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한 이들이 많다. 이번엔 연락해봐야지.
사회에 부딪히면서 처음에 안고 있던 꿈과도 조금씩 멀어지고 세상과 타협해가면서 자기자신을 잊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바다에 잠기는 것처럼.
물에 빠져도 몇 번은 떠오르는 것처럼 가끔 꿈이나 추억이 물밖으로 나와 숨쉬는 경우가 있다. 소설의 주인공처럼.
대부분의 인생은 다시 물속으로 잠기고 영원히 가라앉지만 누군가는 거기에서 다시 물밖으로 나와 자신의 꿈과 추억들과 함께 살겠지.
Books – 일의 기쁨과 슬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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