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곳에는 어처구니들이 산다 》-「성석제」

교육 받으러 갈 때 샀던 책인데, 너무 소중했던 나머지 면세품 마냥 뜯지도 않고 있다 이제야 읽기 시작했다. 이 작가는 나름 친숙해 신간인 줄 알았는데 데뷔작이라고 한다. 기승전결이 있는 소설보다 이런 류의 책은 전 내용을 기억할 필요가 없어서 짬짬이 읽기에 좋다.

수필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고 내용들이 사실인지 알 길이 없는데, 어차피 하루 자고 지나면 기억이 나지 않아 이래도 좋고 저래도 좋다. 그래도 좋은 점은 주제가 다양하니 책을 읽는 동안에는 내가 일상에서 마주치지 못하는 낯선 주제들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정도다.

「2018년 8월 18일 토요일」 《 걱정 》

한국에서의 출근 2주차가 되었다. 이제 교육은 끝나고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려니 막막하고 내가 정말 아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퇴근 후에 시작한 영어회화도 정말 어려웠다.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문제라 말씀들 하시지만, 그 시간이 쉽게 흘러갈 것 같지는 않다. 일 자체는 재미있고 나에게 잘 맞는 일이라 다행이지만 그 규모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크다. 이번 주에 받았던 가장 큰 충격은 어렵다고 생각했던 문제가 질문을 하고보니 생각보다 더 어려웠다는 점이다. 인사 추천을 해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직 내 몫도 못하면서 누굴 추천해도 되나 싶었지만 또 괜히 스스로 움츠러드는게 아닌가 싶어서 인터뷰를 통과할 수 있을만한 잘 아는 사람들을 생각해냈다. 내가 아는 사람들이야 죄다 비전공자들 뿐이지만 그 중에는 정말 아까운 인재들이 몇 명 있다.

그 중 한 명을 오늘 만나 이야기를 했는데, 회사에 대해 설명하다보니 내가 어떻게 회사를 생각하고 있는지도 알 수 있었다. 그 생각은 그에게 결심을 굳히기에 충분해서, 조금의 준비를 한 후에 지원을 해보기로 결정한 모양이다. 물론 내 전 직장에서 전직을 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속해 있을 때는 끊임없이 현자타임을 느끼지만 막상 나가려고 하면 나가서 뭘 할지 불안하고 걱정된다. 전 직장을 퇴사한 동기 선배들이 대개들 잘 나가는 이유도 확실한 뭔가가 있었거나, 그만큼 큰 결심을 하고 나갔기 때문이다.

나는 오로지 운동과 영어와 회사 일만 생각하기로 했다. 일에 있어서 너무 큰 욕심을 가지면 안 좋겠지만 내가 원하는 것은 힘 들어가지 않고 운동하는 것처럼 일을 할 때 스트레스 받거나 긴장하면서 하지 않는 것이니 이런 마음가짐으로 열심히 해보고 싶다.

「2018년 8월 9일 목요일」 《 귀국 》

비행기를 타기까지 8시간 정도가 남았다.

비행 시간은 반나절인데, 정말 할 것도 없고 앉아있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다. 그래서 오늘은 밤을 새고 비행기를 타고 나서 잠에 들기로 했다. 내일 서울의 날씨는 평균 35도인데, 샌프란시스코가 최고 기온이 28도이고 덥다고 생각했던 뉴욕의 최고 기온이 32도인 것을 생각하면 정말 끔찍한 날씨가 아닐 수 없다.

내일은 도착하면 바로 숙소로 간 후에 토요일에는 숙소를 구하러 다닐 예정이다. 가급적이면 회사 근처의 조용한 곳으로 잡아서 지내고 싶다. 이제 교육도 다 끝났으니 돌아가면 지금보단 더 집중해서 일을 하고 싶다.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계획을 가지고 있지만, 경험 상 계획이 현실이 되는 일은 거의 없다. 계획이 가지는 의의란 계획을 짜면서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다시금 느끼고 무엇을 할 지 몰라서 낭비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정도일 것이다.

「2018년 8월 4일 토요일」 《 구글에서의 한 달 》

구글에서 일을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이 되었다. 사실 들어온 지 1주일만에 교육을 받으러 출장을 쭉 나와있으니 일을 하고 있다고 보기는 좀 어렵다. 한 달 동안 구글의 사람들과 시스템에 대해 쭉 적응을 해왔고, 앞으로 뭘 해야할지도 조금씩 머릿속에 구체적으로 그려지고 있다.

해외에 나와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시차 적응과 음식이었는데, 예전보다는 상황이 괜찮은 것이 Uber EATS 같은 배달음식이 있고 찾아보면 한식당도 많아서 원하면 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슷한 것만 골라 먹을 수 있다.

한국에 돌아가면 평일을 쭉 영어 과외를 받기로 했는데, 사람마다 다르고 잘 들리지도 않고 빠르게 말하는 발음은 정말 알아듣기 힘들고, 맥락이 주어지지 않은 대화도 정말 힘들다. 작년 1년 동안 영어회화 과외를 받으면서 새로운 단어를 공부하거나 구문을 공부하지 않았는데 그래서 표현이 다채롭지 못하고 단어 몇 개에서 맴돌고 있다.

여기와는 별개로 나는 무엇을 했는지와 뭘 해야할지를 일주일 단위로 기록하고 있는데, 매우 좋은 습관인 것 같다. 내가 공부해야할 것은 정말 많아보인다. 열심히 하는 것보다 잘하는게 중요하긴 하지만 내 경우에는 열심히 하면 잘 될 것이라 생각한다.

조직 문화에도 잘 적응해가고 있다. 이전 직장은 수직적이고 다소 권위적인 분위기가 있었는데, 이 곳은 매우 수평적인 모습으로 나에겐 참 어색했다. 많은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타인에게 친절하고, 도움을 요청했을 때 대놓고 불쾌해하며 거절하는 모습이 이 곳에는 없다.

올해의 내 목표는 수월하게 일을 처리하고, 일을 처리할 때 받는 도움을 점차 줄여나가는 것이다. 정확히 말하면 필요한 것을 어디에서 찾아야할 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추고 싶다.

「2018년 7월 19일 목요일」 《 적응기간 》

미국에 온 지도 10일이 훌쩍 넘어 귀국도 3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가장 힘들었던 점은 외국인들이 너무 많다는 것과, 사람들이 말하는 영어가 배웠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다. 외국에 나가 한식을 그리워 하는게 유난이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겪어보니 햄버거 말고는 맞는 음식이 그다지 없다. 다행인 점은 같이 온 일행 분들이 계시고, 영어를 다들 잘 하셔서 적응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점이다. 혼자 왔더라면 한 달 내도록 집과 회사만 반복했을 것 같다.

회사에 대해서도 조금씩 적응하고 있다. 내가 얼마나 느리게 배우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매일 어제보다는 조금씩 알아가는게 많다는 것을 느낀다. 아마 자신감의 그래프에 따르면 초기의 상승 구간에 있어 조만간 크게 참 교육을 받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여기에 있으면서 향후에 무엇을 목표로 해야할지 많이 생각했다. 돈을 목표로 하는 것은 일상을 불행하고 지루하게 만들 것 같아, 다행히 돈이 아닌 목표를 구체적으로 잡았다. 일과 생활이 균형을 맞추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으면 참 좋겠다.

「2018년 7월 9일 월요일」《 구글에서의 첫 주 》

입사 이후 첫 주가 지났고 회사에서의 시간은 전에 느껴본 적 없이 정말 빠르게 흘러갔다.
사람들은 모두 친절하고, 자신의 일에 열심이며 저마다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이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정말 좋은 기업의 문화와 시스템이다. 이에 대해서는 출판된 책(Work Rules!: Insights from Inside Google That Will Transform How You Live and Lead)에서 잘 다루고 있다.

적응하는 것만으로도 한 주는 빠르게 흘러가 나는 아직도 무엇을 해야할지 계속해서 고민하고 있다. 회사는 정말 친절하고 내가 최대한 빠르게 역할하고 필요한 모든 것들을 지원해준다. 세상의 모든 것들은 여기에 있을 것 같다.

앞으로의 한 주는 앞서 고민한 것들을 공부하고 정리하면서, 단기적인 전략을 더 구체적으로 잡고 중기적인 목표를 다른 분들과 이야기해 보는 것이다.

「2018년 6월 27일 수요일」《 Before 30 》

재수가 끝나기 전의 1막과, 경찰에서의 2막이 끝나고 이제 곧 구글에서의 3막이 시작될 것이다.
현재 내가 가진 것은 목표를 정하고 계획을 세운 후 실행하는 것과 알고 있는 정보들을 어느 정도 융합할 수 있다는 것 뿐이다. 그 외에는 물질적으로 남은 것이 없다.
나에게 필요한 것을 찾고 앞으로의 계획을 잡기엔 아직 나는 아는 것이 없다. 앞으로의 6개월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더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과정에 집중해야할 것 같다.
이 6개월이 지나면 서른이 된다. 이 기간에 따로 준비해야할 것들로 생각되는 것들이 있다.

  1. 건강한 신체 – 단순히 보기 좋은 몸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균형잡히고 건강한 생활 습관을 만들어 지금보다 더 나은 집중력을 가지고 싶다.
  2. 언어 실력 – 기술로서 언어 실력을 보완하기에는 생각보다 더 긴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무엇보다 영어는 정말 필수적이니 올해안에 마무리해서 내년부터는 일기를 영어로 쓰기 시작해야겠다.

  3. 좋은 사람들 – 하나의 영역에서만 좋은 사람들을 많이 아는 것이 최선은 아닌 것 같다. 페이스북에서 그려지는 네트워크만 보아도 내 영역은 너무 좁다. SNS에 몰입할 필요는 없고 오프라인 상에서 좋은 사람들을 다방면에 걸쳐서 알고 생각을 넓히고 싶다.

  4. 소비 습관 – 이제는 안정성을 가지고 미래에 대비해야한다. 극단적인 선택지가 더는 없으니 일상의 불편함을 감내하고 재정관리 능력을 갖추어야겠다.

  5. 독서 – 올해는 이상문학상과 여행 갈 때 읽었던 에세이 하나 말고는 읽은게 없다. 좋은 책을 발견하지 못해서기도 하지만 너무 적게 읽었다. 한 달에 한 권 정도는 읽는게 좋은데 그렇지 않으니 생각의 범위가 좁아지는 것 같다.

올해의 마지막 정산에서 이것들이 얼마나 잘 이루어졌는지 미래의 내가 스스로 평가할 것이다.

[2018년 6월 21일 목요일][쓸데없는 공부]

사직원을 제출하고 연가를 몰아 쓰고난 후부터는 출근할 필요가 없어졌다. 서울로 올라가기 전까지 공부를 하고 있는데 큰 의미는 없지만 그냥 불안해서이다.

이 중에서 진짜 필요해 보이는 것은 바로 영어다. 이제 영어를 학업이 아니라 실용적으로 쓸 일이 많기 때문에 영어로 말하고 듣고 쓰는 일은 더 이상 내일로 미룰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서울로 올라간 후에 남는 시간 가장 집중할 것이 바로 영어다.

남은 시간을 즐겁게 놀고 오는 게 좋다는 말을 수 차례 들었지만, 도통 아는게 1도 없는 나로서는 큰 걱정이 앞선다. 우연히 다른 외국인의 몇 년 전에 쓴 포스트를 읽고, 모두가 같은 생각이구나 했지만 그 이후의 포스트를 보면서 이전의 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강점이 나에게는 없다는 것을 알았다.

[2018년 6월 19일 화요일][구글 코리아 최종합격]

구글의 채용 과정은 길었고, 그 중에서도 나는 남들보다 더욱 길었다.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현실같이 않아서 오히려 덤덤했다. 남은 일들과 앞으로 펼쳐질 일들에 대한 걱정 때문이기도 하다.

합격 이후의 설득 과정은 역시 순탄하지는 않았지만, 이번에도 물러나게 된다면 지금까지 해온 노력과 앞으로의 노력이 인생에서 아무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더욱 담담했고, 다행히 양가 부모님은 매우 걱정되기는 하지만 이번만은 나를 믿어주겠다고 하셨다. 그렇게 설득은 끝이났다.

사직서를 내고서 2010년 대학부터 시작한 경찰 조직에서의 8.5년의 생활을 끝냈다. 돌이켜보면 여기서 가지고 가는 것은 여기에서 만났던 좋은 사람들 뿐이다. 그 이외에 좋지 않았던 모든 것들은 머릿속에서 지워버리고 다시는 마주치지 않기를 바란다.

2010년 이후로 다시 여기까지 돌아오기까지 정말 많은 시간이 지났다. 수능으로 진로를 틀게된 시기까지 고려하면 10년이 넘은 시간이다. 그리고 많은 것을 포기하고 이 진로에 겨우 다시 들어섰다.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안정적인 직장과 경력, 고향을 떠나 타지에서 다시 시작하는 생활, 배우자와 떨어진 원거리 부부 생활과 같은 것들이다.

불안한 점들도 많다. 비전공자로서 모자란 경험과 지식을 채워야 하고, 한참이나 부족한 영어실력을 끌어올려야만 한다. 나를 제외하고 모두가 뛰어난 사람들일테니, 그 분들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최적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다. 조직 밖의 사람들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배워야한다. 나는 얼마있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조직 속에 너무 오랬동안 머물러 있었고, 그 속의 사람들을 대하는 방식에 매우 익숙해져있다. 그것이 내 감정까지 통제해서는 절대로 안된다.

이곳의 생활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시작까지 2주가 남았다.

[2018년 6월 17일 일요일][컴퍼니 맨]

EBS 시대탐구 청년 4부작 다큐멘터리는 가격은 편 당 100원으로 가볍지만 내용은 매우 무겁다.

더욱 얼어붙는 취업 시장에서는 모든 세대가 경쟁 중이다.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는 그 경쟁의 시작에 있는 세대다. 대학을 취업의 수단이라고 여기지 말아야 한다는 말이 더 이상 쓰일 필요도 없이, 대학은 취업에 큰 영향이 없어보인다. 소수의 가진자를 제외하면 모두가 열심히 경쟁하고 있으며, 더 이상 노력하면 이루어진다는 말을 함부로 할 수 없다. 주어진 자신의 여건에서 최선을 다하고 거기에 운이 더해져야 될만큼 취업이 그렇게도 어려운 것이 되었다.

절벽을 오르는 것 같은 취업 경쟁에서 승리해 정상에 도달해서 마주하는 것은 새로운 경쟁이다. 과연 우리 세대에게 숨을 돌릴 수 있는 틈이 있을까. 치열한 경쟁은 오버스펙을 요구하여, 너무나 뛰어난 합격자들은 곧 자신이 얻은 승리가 너무나 초라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남들에 비해서 높은 연봉은 잠깐 이상의 위안이 되지 못할 것이다. 높은 집값과 자녀 양육에 들어가는 비용 등등 필요한 돈은 시간이 갈수록 늘어가고 바랬던 행복한 삶은 훨씬 아득한 곳에 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기업을 퇴직하거나 혹은 합격 후 입사를 포기하고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연봉은 적지만 저녁이 있는 삶이 보장되는 워라밸을 선호하는 경향이라고 한다. 다큐멘터리에서는 다루지 않았지만 공무원 조직의 실상은 절대 그렇지 못하다. 오래 전에 입사하여 호봉이 높은 분들이면 몰라도, 보통의 공무원의 삶과 업무가 그렇게 녹록한 것만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더군다나 지금의 경향이 가속화된다면 자신이 가장 안정적이라 믿었던 고용주인 ‘국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우리나라가 현재 직면한 위기는 고령화와 저출산, 저성장이다. 이것을 당장에 해결할 수 있는 정책은 절대로 없다. 제조업의 몰락은 이미 예견되었으며, 새로운 산업을 통해 해외에서 수입원을 창출할 수단이 시급해보인다. 결국 국가의 성장은 수출에서 나오는 것이니 정치인이든 기업가이든 누군가가 해결하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다.

결국 이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미래에 ‘국가’가 흔들리게 된다면 지금 공무원에 입직한 이들이 믿는 모든 것은 뿌리째 흔들릴 것이다. 연금을 지탱해줄 재원도 젊은이도 더 이상 없을 것이다.

중장년층의 삶도 그렇게 희망적이지 못할 것이다. 2010년 개봉한 ‘더 컴퍼니 맨’은 기업 재정 등을 이유로 구조조정에 몰리는 이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영화 주인공 중 한 명은 12만 달러의 베이스 연봉을 받으며 살아가던 중산층 수준의 사람이지만 하루 아침에 구조조정을 당하며 모든 생활의 기반이 무너지게 된다. 국가 전체의 경제가 망했기 때문에 고용 시장에는 인재들의 공급이 넘쳐나 주인공이 받는 오퍼는 매우 형편없다. 주인공은 이를 이해하지 못하다가 결국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집을 팔고 차를 팔고 난 후에야 공사장 인부로 일하며 깨닫는다.

현재 우리나라 중장년층 중에서 대기업에 다니는 인원은 매우 적고, 그 중에서도 정년을 보장받는 인원은 훨씬 소수에 미친다. 이들이 퇴직 후 취업하는 곳은 대게 중소기업으로 이것 또한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퇴직 이후에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으며 경쟁을 가속화한다.

따라서 세대를 막론하고 살기 쉬운 사람이 없다. 죽을 때까지 필요한 자금을 모두 가진 사람은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모든 이들은 단순히 하나의 전략이나 가정만으로 미래를 설계해서는 안될 것이다. 과거의 세대가 어떻게 살았든지 그것은 전혀 자신과는 무관한 일이다. 세상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자신과 세상에 벌어질 수 있는 경우의 수들에 대해서 대비하지 않는다면 몇 개의 사건만으로도 삶이 무너지는 것을 경험하게 될지도 모른다.

기술은 발전하고 문명은 발전했지만 인간 삶의 발전은 진화만큼이나 느린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