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019년 7월 14일 ’22주차 일상’

이번주엔 특히 대학 동기들을 많이 만났었다.
이들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나처럼 조직 밖으로 나왔거나 조직 밖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이다.
그 중 한 명은 법원에 있는데, 민사법원이라서 그런지 역전재판처럼 다이나믹한 일은 없다고 한다.
그냥 기일이 되면 서면 제출을 하고 다음 기일을 잡는 과정의 연속 끝에 판결이 내려진다고 한다.
매우 노잼이다.

주변에 로스쿨에 진학한 사람이 참 많다.
대학 동문들도 기수에 못해도 20명은 되지 않을까 싶다.
처남도 이번에 로스쿨에 진학했다. 로스쿨 초기보다 경쟁이 훨씬 어렵다고 한다.
사법고시생들이 넘어오고, 신림 사시 학원이 로스쿨 학원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검사, 로클럭, 로펌 어디로 취업하더라도 빡센 일상을 보낸다. 언제쯤 좀 편하게 살 수 있을까.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으론 노동에서 해방될 수 없어보인다. 세전으로 1억을 받아도 서울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나.

런치 닌자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건 좋다.
하지만 딱히 기억에 남는 만남이 많지 않다.
내가 제대로 된 대화를 못 이끌어낸다는 느낌을 많이 받는다.
예전에 나는 참 잘 듣는 사람인데, 왜 지금은 그러지 못하는지 생각해본다.
돌아보면 나는 남의 고민을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는데, 초면에 그러긴 쉽지가 않지. 초면엔 대부분 술을 먹었던 것 같다.
우리 회사랑은 참 안맞는 관계법을 써왔구나 싶다. 그렇다고 술을 다시 마실 생각은 없다.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 동기를 만났다. 이 친구는 서울에 올라온 이후로 가장 자주 만나는 친구다.
이 친구에게 필요한 것은 운 뿐이다. 이 친구만큼 유능하면서 운이 없는 친구는 본 적이 없다.
08학년도 수능 등급제와 블라인드 제도가 없었더라면, 이 친구의 인생은 참 수월하게 흘러갔을 것이다.
그래도 워낙 목표의식이 뛰어난 친구라 별로 걱정은 안된다.
인생이 다이나믹 하지만 결국 이 친구도 나와 같이 자신이 원하는 인생에 자리잡을 것이라 믿는다.

동기 중 한 명이 비트코인으로 꽤 돈을 번 모양이다.
프로그래밍을 독학해서 자신이 생각하는대로 투자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중이라고 한다.
가끔 뭔가 물어볼 때마다, 나로선 직접 짜지 않은 프로그램이 아니라 도통 알 수가 없다.
나는 알고리즘 트레이딩을 믿지 않는다. 돈을 버는 것은 개인의 운과 재능에 달려있을 뿐이라 생각한다. 될 놈이 된다는 말이다.

친한 형이 결혼을 할 모양이다. 내가 본 결혼식 중에서 가장 빠르게 치러질 것 같다.
올해부터는 일이 잘 풀리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연락이 뜸해지는게 좀 아쉽긴하지만 이제 각자의 가정을 가지고 살 나이가 되었다.

아내가 열심히 만든 여행 계획은 나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정이다.
아내도 집순이지만 어떻게 이럴 때는 성격이 달라지는지 모르겠다.
하긴 여행을 싫어한다면 출장에 따라와 주지도 않았겠다.
런던은 유럽에서 치안이 괜찮은 편이라지 혹시 도난을 당하지 않을지 걱정된다.
이런 성격으로 난 해외에서 살 수 있을지 모르겠다.

Udacity의 강의 품질이 너무 떨어졌다.
C++을 제대로 배우고 싶어서 100만원을 주고 신청했는데, 배우지도 않은 것이 Quiz에 나오는 등 구성이 형편없다.
뒤로 갈수록 품질이 더욱 낮아지고 있다.
예전에 만들어진 AI 강의를 제외하면 새로 생기는 강좌는 걸러야겠다.
강의가 많아지면서 필요 멘토는 늘어나는데, 퀄리티 있는 멘토는 그다지 없나보다.
항의성 질문도 전혀 피드백이 없다. 매우 비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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