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30일 화요일 – (고시촌)

고시촌

어제는 친구가 하루 집에서 놀다가 갔다. 듣기엔 고시촌 의 좁은 원룸 생활이 쉽지 않아보인다.
내 사정도 비슷한 원룸 신세지만, 신림동이나 노량진은 경험상 오래 살아서 정신건강에 좋을 것이 딱히 없다.

예전엔 신림동 집 값이 정말 저렴했다고 하던데, 요즘엔 정말 역세권에서 멀어지지 않는한 저렴하지도 않아보인다.
고시 폐지 이후로 공실을 예상했지만, 그 빈자리보다 더 많은 수요를 공시생과 직장인이 채우기 시작했다.
특히 고시계의 강남과 같은 노량진이 급부상하면서 상승한 월세로 인해, 신림동은 노량진의 멀티가 되었다.

한정된 면적에서 공급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법은 더 좁은 방을 공급하는 것 뿐이다. 5평 내지 6평 정도가 유행인 것 같다.
예전에는 10평 정도 방을 찾기가 그렇게까지 어렵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젠 그런 방을 찾는 건 정말 힘들어보인다.
오래된 건물은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대부분 고시촌 원룸들은 내부 리모델링을 통해 6평짜리 풀옵션으로 원룸을 찍어낸다.
방안에 화장실, 주방, 에어컨 등등 모든게 다 있다지만, 6평 방이 어디 사람 사는 방인가.

아내가 노량진에 있었을 때 썼던 방도 10평이 못되었다. 아마 8평 정도가 아닐까 생각한다.
노량진이나 신림 같은 곳은 먹을게 참 많다. 고시 식당을 가면 뭐 함바집처럼 양껏 먹을 수도 있다.
문제는 그런 음식들의 식재료 질이 정말 최악이라는 점. 젊어서 건강하기 때문에 그냥 몸이 버텨주는 것 뿐이다.
오로지 합격만이 그 곳에서 찾을 수 있는 유일한 의미다. 고시촌 에서 머물렀던 시간들은 그저 죽어간 시간일 뿐이니.

직장을 구하더라도 목돈이 없거나 돈을 아끼려는 직장인들도 상당수 고시촌 에 거주하고 있다고 한다.
여건이 갖춰진 이후에도 거기서 계속 살려고 하는 사람은 없지 않을까 싶다. 정말이지 우울한 곳이다.
노량진 다큐멘터리 영상이 나온지가 벌써 10년이 되었다.


2019. 7. 30. diary (한글) 고시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