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2월 25일 수요일 – (2019년 정산)

2019년 정산

새벽 늦게 누웠는데 왠일인지 아침 일찍 일어났다. 오늘은 밖으로 나가기가 싫은 날이다. 하루 종일 게임이나 해야지. 아내와 함께 몬스터 헌터 월드를 3시간 정도 했는데 기대만큼 재밌지 않다. 사람에 따라 멀미가 날 수도 있나보다.

신년 계획 이전에 올해의 정산을 먼저 하려고 한다. 2019년의 목표는 크게 ‘건강’, ‘일’, ‘행복’, ‘가족’, ‘자기계발’, ‘금전’, ‘소셜’으로 이루어져있다. 평가는 ‘WORST’, ‘BAD’, ‘NOT BAD’, ‘GOOD’, ‘EXCELLENT’의 스케일로 이전 상태에서 더 나빠진 경우, 그대로인 경우, 개선되었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목표에 도달한 경우, 목표 이상인 경우로 구분되었다.

건강은 목표가 매우 높았던 것을 감안하더라도 상반기가 아쉽다. 금연은 정말 칭찬할 일이지만 PT를 그만둔 후 한동안 운동을 하지 않아 몸무게가 그대로 돌아가버렸다. 여름에 들어서부터 식단을 빡세게 제약하면서 체중 감량 효과가 있었다. 술, 담배, 커피를 피함으로써 하반기 건강검진에서는 기존 위에서 발견된 문제 소견이 사라졌다. 하지만 목표 체중에 도달하지 못했으며, 다른 건강이상 소견은 그대로 남아있다. NOT BAD.

일은 목표대로 나왔다. 신기한 일이다. 기대했던 것보다 결과가 좋아서 이상적이라고 생각했던 올해의 목표치를 맞출 수 있었다. 완전히 GOOD에 이르지는 못했다. Perf 이외에도 Learning에서 목표한 Certificate나 Readability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행복은 모호한 카테고리다. 여기에 들어간 취미활동 중 하나인 뮤지컬 배우기는 계획대로 진행했다. 개인적으로도 배우고 팀으로도 배웠다. 하지만 스스로에게 긍정적인 환경을 만들어주는 일은 계획을 세운 후 아예 잊어버렸다. 부정적인 상황을 피하는 일은 비교적 잘 수행해냈다. NOT BAD.

가족은 그다지 많은 항목이 없었다. 그저 결혼 이후에 양가 부모님께 연락을 드리고, 가족 식사를 가끔씩 가지는 정도다. 설정한 빈도보다는 낮았지만 결혼 후가 전보다는 좀 더 나았다. 사실 따지자면 아내 덕분이지만 스스로도 가족을 더 신경쓰게 되었다. 동생 재수 일이 겹치면서 실제로 일정 시간을 여기에 할애하고 있다. NOT BAD.

자기계발은 정말 계획한대로 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이 계획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고 중구남방식으로 이루어져 하나도 남은 것이 없다. 아예 시작하지 않은 것과 같다. 퇴보한 것은 없기 때문에 BAD.

금전은 역시 BAD다. 회사에서 식사를 해결하거나 저렴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들이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작년에 비해 소비 패턴에 거의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있다. 술값이 줄어든 부분이 조금은 개선되었지만 근본적으로는 작년에 머물러있다. BAD.

소셜은 NOT BAD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보려고 나름의 시도를 몇 번 했었다. 그 소득이 크지는 않았다. 소중한 사람들에게 집중하는 일은 나름 잘 되었다. 인맥관리처럼 주기적으로 연락하고 만나는 일은 하지 못했다. 바쁘기도 하고 자주만나면 싱크할 내용도 적다. 술이 사라진 관계에서는 모름지기 대화가 재밌어야한다. 화법은 전에 비해 좀 더 온건해졌다.

종합해보면 GOOD 1개, NOT BAD 4개, BAD 2개다. 어느 정도의 개선은 있었지만 목표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절대 다수다. 목표를 너무 높게 잡았거나 나태했던 것이다. 가장 큰 잘못은 올해 계획표를 만들어놓고 한 번도 돌아보지 않은데 있다. 남은 한 해의 계획을 설정하는 동안 가장 중점을 둘 것은 곁에 두고 돌아보기 쉬운 계획표를 만드는 것이다.


2019. 12. 25. diary (한글) 2019년 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