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내와 함께 병원에 계신 장모님을 뵙고 왔다. 나는 병원의 분위기를 참 싫어한다. 멀쩡한 사람도 일주일만 입원하면, 진짜 환자가 될 것만 같다. 그런 점에서 의사나 간호사는 정말 힘든 직업이다. 소독약 냄새는 익숙해질 수 있겠지만, 이곳의 우울하고 슬픈 분위기는 어쩔 수 없다. 내 동생은 교통사고로 반 년을 넘게 입원해있었는데, 얼마나 지겨웠을까 싶다.
다행히 장모님께선 상태가 매우 좋으셔서, 다음 주에는 퇴원하실 수 있다고 하신다. 내 가족 누구든지 아픈 건 싫다. 누구라도 한 명이 아프면, 나머지 전체의 얼굴에 근심이 드리우기 마련이다.
오가는 중에 요즘 ‘사이버 탑골공원’으로 유명한 ‘SBS 인기가요 1999’를 들으면서 왔다. 이게 20년 전 일이라는게 믿기지 않는다. 뜨지 못해서 아예 추억에도 없는 노래들도 있는데, 듣고 있으면 왜 못 떴었는지 알법하다. 이 때는 ‘유승준’의 최고 전성기로 거의 모든 회차에 등장한다. 이 타이밍에 댓글창을 보면 엄청난 드립들을 구경할 수 있다.
살이 찌고, 생활 패턴을 잃어버리기에 추석만한 기간도 없다. 나는 절대 그러지 않겠다. 최소한 과식이라도 피해야지.
2019. 9. 12. diary (한글) 병문안, 사이버 탑골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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