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3월 19일부터 21일까지 2박 3일 동원 예비군 훈련을 다녀왔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정말정말 가기 싫은 예비군이다. 누군가는 예비군 덕에 회사를 안가니 휴가가 아니냐는데, 대체 일상이 얼마나 힘들길면 이걸 휴가로 생각할까. 예비군 훈련장에 오는 이들의 표정은 모두 썩어있다. 예비군 병사, 간부, 현역 병사 모두 썩어있다. 당장 떠날 수 있다면 이곳에 남아있을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저 무단으로 불참하면 전과자가 되기 때문에 억지로 끌려온 것 뿐이다. 이 훈련에 주어지는 보상은 고작 3만 9천원이다. 동원미지정으로 출퇴근 4일 훈련을 받는 사람들은 1일에 교통비 7천원을 지급받는다. 식사를 포함해야 하루 8시간 훈련에 대해 시급이 천 원이 겨우 넘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비군의 처우는 수준이하다. 내가 알기로 의경과 육군의 식비는 차이가 없는데, 식사의 질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다. 이런 부실한 밥을 2년을 먹으며 생활하는 장병들이 불쌍할 따름이다. 시설도 정말 후진적이다. 6조 8천억원으로 장병 침대를 도입했다는데, 아직도 이곳은 구형 생활관을 쓰고 있다. 통제도 어마어마하다. 핸드폰 금지를 비롯한 온갖 통제를 하며 정작 기본적인 복지는 사정상 양해해달라니 이게 국가인지 깡패인지 도무지 알 수 없다. 누구말처럼 기본권을 우선 모조리 침해해놓고선, 선심쓰는 것처럼 조금씩 주면서 사람을 길들이는 형국이다. 이런 상황에 누가 애국심을 가지는가. 애국심을 선동과 거짓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만약 우리나라가 가난하고 국방예산이 적은 것도 아니다. 2019년 기준 국방예산은 46조 6971억원이다. 예산이 적지 않음에도 처우가 개판인 이유는예산 집행 과정이 엉망이기 때문이다. 국가기관에서 물품이나 장비를 구매하는 나라장터의 물건 가격은 시중가보다 훨씬 높다. 품질이 좋은 대기업 것이 있음에도 굳이 중소기업 것을 구매해야한다. 물론 품질은 조악하다. 공사 입찰도, 소프트웨어 입찰도 모두 시중 가격보다 수배에서 수십배 비싼 가격에 조악한 결과를 만들어낸다. 하지만 아무도 문제삼지 않는다. 공무원이 비리를 저지르는 것은 문제가 되지만, 공무원의 무능은 내부적으로 어떤 문제도 되지 않는다. 국민의 세금이 흐르는 거대한 관에 온갖 벌레들이 빨대를 꽂고 돈을 빨아들이지만 누구도 이것을 문제라고 하지 않는다.
이런 분노도 쓸데없다. 분노해봐야 결국 무기력한 분노로 끝날 뿐이다. 현명한 사람이라면 분노하기보다는 어떻게 내 빨대를 더 깊숙히 더 굵게 꽂아넣을지 고민하겠지. 결국 사람들은 분노하는 쪽, 도망치는 쪽, 빨대를 꽂는 쪽으로 나뉘어져 문제는 심각해지기만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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