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25일 화요일 (재택 근무 시작)

재택 근무 시작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아내를 못 본지 한 달이 되어간다. 쿠팡에서 이것저것 먹을 걸 잔뜩 주문했다. 오래먹을 수 있는 것들. 서울은 상황이 매우 괜찮은 수준이지만 한 번 뚫린다면 그 파급력이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 그 조짐이 보인다면 배달 음식에도 의존할 수 없으니.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다면 적어도 3~5개월을 생각해야 한다. 그 정도까지 된다면 이미 나라 경제가 폭삭 망해버린 상황일테지만.

마스크 가격은 장당 5천원에 육박하는데 그나마도 없어서 팔지 못한다. 역사적으로 국가의 위기를 기회로 삼은 자들은 항상 잘먹고 잘 살았다. 국민들 전부가 욕을 하겠지만 그와 상관없이 이들은 행복하게 살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 차익을 환수하고, 법을 만들어 처벌하거나 다시 반복되게 하지 않는게 국민의 정의감에 대해 정부가 보여야 할 예의다.

누군가 온라인에 우리나라와 다른 나라의 검사자 수를 비교한 자료를 올려놓았다. 이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참 잘하고 있다. 제시된 지표 상으로 우리는 다른 나라에 비해 매우 잘하고 있다. 실시간 지표를 알려주고, 환자의 동선을 전국민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이 구축된 나라가 거의 없다. 다른 나라처럼 확진자에 대한 정보도 주어지지 않고, 검사를 위해 엄청난 돈을 지불해야하는 환경에 비하면 이곳은 정말 괜찮은 곳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사각지대에 버려지고 죽어가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사람들 앞에서도 정부를 칭찬하는 사람들은 병신이다. 사각지대의 사람들에게는 한국이 다른 나라보다 좋든 나쁘든 자신이 처한 상황에는 변화가 없다. 아무리 좋은 의료서비스나 시스템도 내가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미흡한 부분에 대해 욕하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고 반드시 필요하다. 재난 상황에 대해 정부는 국민에 대한 무한책임을 져야만하고 그래야만 미래세대가 더 안전한 환경을 누릴 수 있다.

이 사태가 누구 책임이라고 전가하는 일도 정말 의미가 없다. 죽어나가는건 국민들 뿐이다. 지금의 목소리는 한 군데로 모이지 않는다. 반면에 한 곳으로 몰아가려는 사람들은 넘치게 많다. 나라 곳곳이 분열되어 저마다 소리치고 있다. 누군가는 조선족이 인터넷에서 단체로 지령을 받고 여론을 조성한다고 한다. 이런 말도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확인할 소스가 없다. 언론사도 가짜뉴스를 보도하는 판이니 무엇을 믿어야할지 모르겠다.


2020. 2. 25. diary (한글) 재택 근무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