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으로 내려가는 날이다. 원래 출근을 할거였는데 왜 그런지 마음이 싱숭생숭해서 휴가를 쓰고 예정보다 빠르게 고향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내려가는 길은 언제나 지루하다. 서울역까지 가는데 30분이 넘고,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또 3시간을 간 다음, 지하철을 타고 또 1시간을 가야한다. 지루하지 않을 수가 없다.
전자책으로 ‘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라는 에세이를 구입해 읽으면서 내려가고 있다. 그래도 지루한걸 어쩔 수가 없다. 아내의 퇴근보다 좀 더 빨리 도착해서 카페에서 아내를 기다린다. 장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저녁을 먹고 쉬다가 영화를 보러간다.
오늘은 ‘남산의 부장들’이 개봉하는 날이다. 내일 아침 조조를 보려고 했던 걸 그냥 오늘 저녁에 보기로 했다. 지방 도시의 평일 심야 영화관은 정말 한산하다. 우리를 제외하면 관객이 서너명 밖에 없다. 정말이지 성공이 멀리 있는게 아닌 것 같아. 서울에선 있을 수 없는 심야 영화관의 한적함. 난 이게 정말 좋다. 리모트로 쭉 일할 수 있다면 정말 좋을텐데. 사업을 해야하나 싶다.
근데 영화는 생각보다 별로였다. 흐름이 좀 끊기는 부분도 있고 예고편 이상의 뭔가가 없었다. 이병헌의 연기가 대단하긴 했지만 ‘내부자들’의 기대치가 비하면 모자라다. 비가 내린다. 야간 운전은 잘 보이지 않아서 무섭다. 그래도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2020. 1. 22. diary (한글) 고향, 독서, 남산의 부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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