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19일 토요일 – 바다

바다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꾸준히 1000명을 상회하는 중이다. 오랫동안 밖에 나가지 못해 답답한 마음이 점차 커져간다. 이런 시기에도 어떤 사람들은 호텔 방을 잡아서라도 모임을 하고 있고, 일부 유흥업소들도 단속을 피해 영업을 하고 있다. 방역 지침을 충실히 따르면서 집-회사를 반복했던 사람들이 저기서 나온 감염자와 접촉해서 감염된다면 얼마나 억울할까.

이번 한 주는 올해들어 정말 최악이다. 알 수 없는 지루함과 불만과 짜증과 갑갑함이 하루 종일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평수가 좀 넓은 감옥에 갇혔다는 느낌이 사라지질 않는다. 직장과 집의 경계가 없고, 평일과 주말의 경계가 없어져서 그런건가. 모든 것이 단조롭고 지루하게 느껴진다.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하다가 우선은 이 집을 나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집 밖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무엇도 시작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을 나와 어디로 갈까 생각을 하다가 바다를 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근처 바닷가에 숙소를 잡고, 하루를 보냈다. 바다를 보고 해변을 걸으니 그나마 갑갑했던 기분이 좀 풀린다. 완벽한 기분전환이 된 건 아니지만 숨통이 조금은 트이는 느낌이다.

여행을 좋아하지 않는 나마저 집 밖으로 끌어낼 정도라니 코로나가 종식된 직후에는 분명 보복소비가 엄청나게 일어날 것이 분명하다.


2020. 12. 19. diary (한글)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