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글)

2020년 12월 24일 목요일 – 건강검진

어제 저녁 입 안에서 발견된 검은 점 때문에 크리스마스 이브인 오늘을 정말 불안하게 시작했다. 어느 순간부터 사마귀같은 혹이 볼안에서 느껴지는게 아닌가. 화장실에 가서 거울을 보니 검은 점이 입 안에 보였다. 비주얼 상으로도 불길해보여 검색을 해보니 구강암의 징후일 수도 있다고 하는게 아닌가.

입안을 강하게 깨물어서 난 상처에 피가 고인 경우가 대부분이라 하지만 병원에 가기 전까지는 불안할 노릇이다. 아직 제대로 인생이 피지도 못했는데. 병원이 여는 아침 9시가 되자마자 바로 병원으로 향했다.

아침에 병원으로 출발하기 전에 입 안을 한 번 더 확인할 정신이 없었다. 병원에 도착해 내 상태를 말하자 의사는 내 입 안을 한 번 슥 보고는 점이 안보인다고 했다. 의사의 말투가 살짝 사짜같이 느껴져서 그럴리가 없는데 하고 입 안을 훑었는데 느껴지는게 없는 것이다.

화장실로 가서 입을 벌려 안을 보니 어제 자기 전까지 있던 검은 점이 사라졌다. 아마도 피가 뭉친 것이 맞는 것 같다. 의사도 입 안이 헐어서 그런것이라고 하며 간단한 약 처방을 해줬다. 자연치유가 되기 때문에 약을 굳이 받지는 않고 걸어서 집으로 왔다. 허탈하지만 참 다행이다.

그제서야 오늘 크리스마스 이브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구시가지에는 캐롤도 나오지 않지만 걸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가볍다. 내년 건강검진부터는 반드시 암 검사를 넣어야지. 빨리 죽는 건 정말 싫고, 아프다가 죽는 건 더욱 싫다.


2020. 12. 24. diary (한글) 건강검진

admin

Recent Posts

2024년 11월 3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27주차

반복적인 일상 매일 아침 일어나 회사에 출근하고, 저녁을 먹고 돌아오는 일상의 반복이다. 주말은 가족을 보러…

3일 ago

2024년 10월 6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23주차

Planning A well-structured plan has the following characteristics:   First, the ultimate vision you aim to…

1개월 ago

2024년 9월 29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22주차

English The most common problem for English learners like myself is that we often use…

1개월 ago

2024년 9월 22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21주차

추석 추석을 맞아 친가 외가 처가 어르신들을 모두 뵙고 돌아왔다. 아이가 태어난지는 좀 됐지만 한국에서…

1개월 ago

2024년 9월 8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19주차

주말 이번주는 아내가 올라와서 주말을 함께 보냈다. 둘만 밥도 먹고 뮤지컬도 보고, 모임도 나가고 집에서…

2개월 ago

2024년 9월 1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18주차

여행 지난주에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근 3주만에 가족을 만나고 왔다. 집에 있어봐야 시간도 안가고 할…

2개월 ago

This website uses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