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청계산 등산을 했다. 17기수 위의 대학 선배와 둘이서 등산을 간다. 선배님은 곧 명예퇴직을 할 계획이라고 하신다. 퇴직 후의 새로운 직장도 아주 괜찮지만 선배님에게도 경찰 밖의 세상은 처음이라 두려움이 있으신가보다. 우리 동문 대부분이 평소에는 모르다가 조직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마주치는게 이런 두려움이다.
조직 밖의 사람들이 만성적으로 느끼는 이 두려움이 우리에게는 매우 낯설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 안에서 바깥을 내다보며 하는 생각들은 때때로 현실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 하산하면서 나눈 우리나라의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그랬다.
향후 20년 후의 미래에 대해서 선배님은 긍정적이라 하셨고, 나는 매우 부정적이라 말했다. 현재로서 우리나라는 발전의 절정에 달해있는 것 같다. 삼성이라는 코스피 시총 30%를 넘는 글로벌 기업이 있고,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을 달성하는 등 여러 분야에서 이름을 알리고 있는 것을 누구든지 알 수 있다.
우리의 10년 후의 미래는 어떤 모습이고, 20년 후의 모습은 이 영광을 더 발전시킬 수 있을까. 공무원, 공기업 취업으로 몰려드는 수많은 돈과 시간을 생각해보면 전혀 그렇지 않아보인다. 이 문제의 근원을 어디에서부터 파헤쳐서 대체 어떤 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까.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에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이걸 극복하기 위해서 중소기업 취업자에 대해서 국가에서 지원금도 주고 목돈도 만들어주고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병역특례와 관련해서도 스타트업에 많은 기회를 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 이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 잘 모르겠다.
내가 너무 평균의 기준치를 높게 두는 건지도 모른다. 사람들은 옛날부터 노후준비를 하지 못하고 살아왔고, 당장 직장을 그만두면 생계가 막막했던 것이다. 집 한채를 융자받아서 평생 그 융자를 갚으면서 살고, 중소기업을 다니면서 받은 월급으로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키우면서 살아왔는지도 모른다.
SNS가 우리를 불행하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다른 사람들을 삶을 알 수가 없었지만 요즘은 너무 쉽게 알 수 있으니까. 그래서 너무 많은 비교대상에게서 자신의 불행을 바라보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생각하는게 맞는지 잘 모르겠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임금차의 변화를 볼 때 이 의견에는 무리가 있긴 하지만.
교육이 바뀌면 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입시가 객관성을 잃을 수 있겠다. 점점 대학의 값어치가 떨어지고 있으니 교육과정 개편이 좀 더 부담이 적어지진 않을까. 코딩이나 창업이나 이런 과목들을 언제쯤 지금의 언수외만큼이나 중요한 과목으로 만들 수 있을까.
4차 산업 혁명이라고 하는데, 우리의 코어는 아직도 변함이 없고 그래서 남는 잉여물들이 쌓여 미래에 그 문제가 터질 것이라는게 내 생각이다.
2020. 2. 15. diary (한글) 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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