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한글)

2020년 2월 6일 목요일 (2021 수능, 시험 결과)

2021 수능

원래 이번 주 토요일에 동생 모의고사가 있을 예정이었지만, 대학 등록 기간이 7일까지인 곳도 있는 관계로 오늘로 시험을 당기기로 했다. 2020 수능 등급은 7~8등급이 나와서 도통 희망이 없어보이는데, 두 달을 공부한 이번 시험에서 평균 5등급을 넘기면 기회를 주기로 합의했었다. 여기에 더해서 일주일간의 공장 아르바이트를 조건으로 걸었었다.

동생은 대부분의 일정을 계획한대로 소화했다. 그렇다고 해서 오늘의 결과가 좋을지는 알 수 없다. 열심히 해도 안되는 사람은 안된다. 3년동안 하지 않은 공부를 1년에 따라 잡기가 쉽지 않다. 무엇보다도 기본이 없기 때문에 힘든 일이다. 기본이 있고 실력이 있었지만 안타깝게 당일 수능을 조진 사람들은 대게 6월쯤 반수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

하지만 동생의 경우는 다르다.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1학년이 바로 수능을 치는 것과 같다. 다행히 고등학교처럼 비효율적인 학습 환경이 없다는 건 장점이다. 하루 24시간을 오로지 자기 마음대로 스케쥴링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학교 수업은 정말 비효율적이다. 과목 시수와 진도는 고정되어 있고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스킵할 수 없다. 물론 강의 경쟁력도 낮다. 수준별 수업도 진행되지 않는다.

그래서 기본적인 머리가 따라주고 효율성을 최대화한다면 1년만에 수능을 준비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국어는 기본적인 능력이고, 영어는 조기교육으로 끝내고 한국사는 어차피 4등급이면 만점처리니 수학과 과탐 2개만 준비하면 끝이다. 수학 올림피아드를 했다면 준비는 거의 다 되었다. 명문고 타이틀을 인생에서 달고 갈게 아니라면 그냥 검정고시를 치고 수능으로 직행하는게 가장 좋다.

내 동생은 전혀 그런 케이스는 아니다. 일년을 빡빡하게 공부해도 진도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모른다. 오늘 모의고사는 동생의 부족한 진도를 배려해서 2019년 고2 4월 종로학원 사설을 구매해서 치렀다.

오후 2시부터 시험이 시작되었다. 학부모의 마음이 이런건지 나도 긴장이 된다. 여기서 결과를 망치고 대학에 입학하면 사실상 동생의 미래는 어둡다고 보는게 맞다. 더 쉬운 수능을 성공하지 못했는데, 어떻게 더 어려운 편입이나 취업을 할 수 있겠나. 동생의 미래는 사실 오늘로서 결정될 수도 있다. 물론 나쁜쪽으로. 이걸 잘한다고 해도 인생이 망할 경우의 수들은 한도 없이 깔려있다.

시험 결과

다행히 동생은 평균 5등급을 넘었다. 평균 4등급에 가까운 성적으로 목표치보다 좀 더 괜찮은 성적을 받은 셈이다. 다행이다 싶으면서도 걱정이든다. 이 범위의 최소 4배 이상의 범위를 가지고 동생은 수능을 준비해야한다. 그리고 N수생이 여기에 들어오면 상대 등급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수능이 9개월 남았다고 하면 동생이 현재 2달을 공부해왔으니 6월까지는 전범위를 숙지해야 비벼볼만한 게임이 된다.

내가 할 일은 그저 관리해주는 것 뿐이다. 그저 동생이 자신의 인생에서 뭔가 하나만을 오랫동안 집중해서 성공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필요한 것을 주는 것 뿐이다.


2021. 2. 6. diary (한글) 2021 수능, 시험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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