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월 2일 월요일 (휴가, 당신 인생의 이야기, 포탈2)

휴가

오늘 하루 휴가를 썼다. 주말간에 딱히 제대로 쉬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고, 무엇보다 약간 타이밍이 애매해서 일을 시작하기에 좀 싱숭생숭했던 것도 있다. 재택근무기 때문에 집에서 그냥 빈둥빈둥 거리면서 하루를 보내기엔 양심이 찔려서 하루 휴가를 쓰고 집에 있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하루 휴가라고 해봐야 별게 없다. 늦게 일어난지라 이미 시간은 점심을 넘어섰고, 밖에 나갈 수 없어서 딱히 할만한 일도 없다. 회사 런치 닌자에서 만난 분께서 빌려주신 ‘당신 인생의 이야기’라는 소설을 읽기 시작한다. 저자는 테드 창이라는 작가인데 현존하는 킹갓 SF 작가라고 한다.

SF 소설을 딱히 좋아하지는 않는데, 읽다보니 런치닌자에서 만난 분이 왜 이걸 추천해주셨는지 알 법도 하다. 모든 소설은 항상 초반부가 힘들다. 첫 문장에 들어선 나는 신생아처럼 사방이 캄캄한 무지의 상태에서 시작한다. 그 다음 텍스트를 조심스럽게 쌓아가다보면 그때야 비로소 눈이 트이고, 소설 속의 세상이 한 눈에 들어오게 된다.

이 소설집은 일단 단편이기 때문에 눈이 트이는 과정이 좀 빠른 편이고, 소설 속의 세상도 한 눈에 담기에 적절한 사이즈를 가진다. 내가 단편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리고 저마다의 철학이라고 해야하나 소설의 중심을 차지하는 어떤 독특한 아이디어나 발상이 항상 자리하고 있다. 좀 어색하게 비유를 하자면 짱구 극장판의 주제가 매 번 달라지는 것 같다고 해야하나.

포탈2

여튼 오후는 이걸 읽는 걸로 시간을 쭉 보냈다. 중간에 포탈2도 좀 하긴했는데, 포탈2는 한 번 시작하면 어디에서 끊어야할지가 좀 애매해진다. 이번 주 안엔 끝을 보면 좋을텐데, 이렇게 생각하니 게임을 일처럼 분량을 할당해놓고 한다는 생각에 일처럼 느껴져서 또 하기 싫어진다.


2020. 3. 2. diary (한글) 휴가, 당신 인생의 이야기, 포탈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