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날 이후에 서울로 돌아가려고 마음먹었다. 서울의 헬스장도 영업을 재개했고 이제 운동복도 제공한다고 한다. 아내와 떨어지는 일이 가슴 아프긴 하지만 그래도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으니 돌아가야만 한다. 나의 한심한 의지력으로는 도저히 재택근무에서 효율을 낼 수 없다. 죽이되든 밥이되든 출근을 하고 볼 일이다.
연휴를 맞아 아내와 여행을 가려고했는데 이미 이름들어본 곳은 다 예약이 차있다. 경기가 어려워도 서민들에게만 어려운건지 가격이 100만원에 육박하는 숙소들도 자리가 없다. 가성비를 논할 것도 없이 예약이 가능한 곳 자체가 별로 없다. 서둘러 남은 숙소 중 그나마 괜찮은 곳을 골라 예약을 시도했지만 그새 마감되었다.
인스타에서 예약하지 못한 풀빌라 사진들을 보며, 홍보 사진과 달리 실제 모습은 조악한 것에 위로를 받는다. 업체 사진에서는 수영장이 벽 하나 경계로 바다와 맞닿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풀빌라 건물은 해변에서도 떨어진 곳에 있다. 하긴 실제로 그렇게 바다와 맡닿게 건물을 지을 수 있을리가 없지.
부산을 가보기로 한다. 그렇게 멀지도 않고 예약 가능한 곳이 조금은 남아있다. 아내는 수영장에서 호캉스를 즐기고 싶어하는데, 아내가 바라는 호캉스는 일단 수영장에서는 절대 불가능할 것 같다. 예전에도 호텔에서 루프탑 수영장을 이용한 적이 있었는데 한 5평 남짓한 풀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한 것이 동네 목욕탕 냉탕보다도 복작복작했다.
그 와중에 사람들은 인스타 사진을 남긴다고 그 좁은 공간을 암묵적으로 6등분해서 저마다의 인생샷을 남기고 있었는데, 나와 아내는 그 모습에 질려 풀에 들어가지도 않고 객실로 다시 내려왔다. 이번에도 그럴 공산이 크지만 혹여나 남는 썬베드가 있어 거기서 맥주나 마실 수 있다면 그 정도로도 성공적이다.
인생 가장 행복했던 호캉스는 2018년 여름 태국의 한산한 호텔 수영장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술을 마실 때였다. 젖은 몸을 따스한 햇살에 말리며 마시는 생맥주와 칵테일의 맛은 아직도 잊을 수 없다. 후 언제 해외를 다시 나가볼 수 있을까.
2020. 4. 28. diary (한글) 부산 호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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