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대로 아침 7시에 일어나는데 성공했다. 전날 늦게 잠들었지만, 아침 일찍 일어나는 아내가 깨워준 덕분이다. 내일은 동생 모의고사 날이다. 나와 나이차가 꽤 나는 동생은 재수생으로 2021학년도 수능을 준비 중이다. 공부를 전혀 하지 않다가 재수를 시작하고 나서 일련의 사건들을 겪은 후 최근엔 열심히 하고 있는데, 공부 방법이 비효율적이라 성적이 오를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가 모의고사 감독을 해야하기 때문에 내일 그냥 휴가를 쓸까 생각했는데, 어차피 재택 근무이고 매 시험 시작과 종료만 관리해주면 되니까 굳이 휴가까지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새해 다이어트 챌린지 중 하나였던 ‘면 안먹기’가 끝난 후로 나는 너무 자주 면을 먹고 있다. 가뜩이나 운동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데 칼로리만 늘어나니 몸무게가 무럭무럭 자라기 시작한다. 다시 식단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 하루에 마시는 커피 양도 다시 늘었는데, 커피에 쓰는 돈도 아깝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 더 큰일이다. 커피를 마셔도 오후에는 잠이 온다. 외근을 하는 친구 말로는 점심에 많이 먹고 저녁을 적게 먹어야 살이 안찐다는데, 나는 도무지 졸려서 그렇겐 못하겠다.
하루에 1시간 걷기로 한 다짐은 아직까지는 지키고 있다. 원래는 아침 이른 시간에 걷기로 했는데, 미팅 시간이 불규칙적이라 일을 마친 오후 시간에 걷기로 했다. 오늘은 어제와는 반대방향으로 걸어보기로 했다. 날씨가 풀렸는지 산책로 근처에 날벌레들이 많이 생겼다. 벚꽃들도 금새 사라지고 푸른 잎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다. 아내가 저녁 약속이 있는 바람에 혼자 저녁을 먹어되어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서 컵라면을 샀다. 배달을 시켜먹기엔 이제 더 이상 먹을 음식도 없다. 돌이켜보니 한 달 내내 배달음식만 먹고 산 것 같다.
저녁이 되고 오늘도 어김없이 롤을 켰다. 정말이지 롤은 운빨 똥망겜이다. 5대5 게임의 특성 상 내가 평범한 수준이나 그보다 조금 더 잘하는 정도로는 게임의 성패에 큰 영향을 주기 힘들다. 반대로 트롤러의 영향력은 높은 편이다. 한 명이 어깃장을 놓아서 게임이 4대5 양상이거나 혹은 4대6 게임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면 왠만해선 게임을 이길 수 없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내가 구멍이 되지않도록 최선을 다하면서도, 최소한 1인분은 하는 팀원들을 만날 수 있기를 기도하는 것 뿐이다. 말 그대로 ‘기도 메타’이자 ‘확률 게임’과 같다. 내가 1인분을 해내면 50%이던 승리 확률이 1.1인분 정도를 해낼 정도로 실력이 상승하면 50.5% 정도로 바뀌는 그런 게임이다. 그래서 내가 잘해도 몇 판을 연속으로 내리 질 수도 있고, 내가 못해도 팀원을 잘 만나 몇 판을 연속으로 이길 수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롤을 ‘운빨 똥망겜’이라고 부른다. 나도 마찬가지고. 우리 인생에서도 누구를 만나는지에 따라 인생이 천차만별로 바뀌는 것처럼 이 게임에서도 누구와 팀원이 되는지에 따라 게임의 운명이 정해지는 것이다. 누군가는 치열한 노력이나 천부적인 재능으로 운명의 방향을 바꿔나가지만, 그렇지 못한 평범한 사람들은 그 운명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점에서도 롤은 참 인생과 많이 닮아있다.
2020. 4. 7. diary (한글) 생활 패턴 바로잡기, 롤은 운빨 똥망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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