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기를 읽다보면 당시 경험했던 것이나 보고들은 것 중에서 누락된 것이 있다는 걸 발견할 때가 있다. 아마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고 미래에는 아예 잊어버렸으면 했던 것들임에 분명하다. 그때의 기분나쁜 감정을 미래에 또 느낄 이유란 전혀 없으니까.
모든 과거의 기억들이 좋을 필요는 없지만, 나중에 이 기록들을 돌아볼 때 좋은 기억들을 중심으로 회상되는 것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노년의 행복 중의 하나가 과거를 추억하는 재미에서 온다는데, 그 과거에 어두운 기억이 박혀 행복과 함께 잠겨버린다면 얼마나 불행한 일이겠나.
훗날 뇌과학이 발달하면 나쁜 기억들만 머릿속에서 삭제시킬 수 있을까. 우리가 꿈에서는 현실과 다른 상황과 설정을 위화감 없이 받아들이는 것처럼. 그럴 수 있으면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박힌 못을 빼내고, 잠못드는 많은 사람들을 편히 재울 수 있겠지.
2020. 5. 28. diary (한글) 없는게 차라리 나은 기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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