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2주 정도가 흘렀다. 그동안 시간이 멈췄다고 봐도 괜찮을만큼 내 인생엔 딱히 변화라고 할 것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도 이렇게 정적이고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고 있을까. 이제 회사에서 출근을 공식적으로 제한했기 때문에, 정해진 날을 제외하곤 회사에 갈수도 없다. 나의 일상은 이제 고정되어버렸다.
오전 늦게 일어나 미팅을 시작으로 저녁까지 일을 한다. 식사는 항상 비슷비슷하다. 튀김류나 면류를 먹지 못하고 생선은 원래 안먹기에 메뉴가 거의 삼겹살, 목살, 샐러드 이런 식이다. 저녁에는 헬스장에서 혼자 운동을 하거나 PT를 받는다. 집에 돌아오면 저녁 10시가 넘는다. 그리고 인터넷을 뒤적이다 자정이 넘어 잠이든다.
술을 먹지 않으니 만날 사람이 없다. 술을 먹지 않으면 뭐하고 놀 수 있을까.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는게 왜 어려울까. 나의 인생을 넘어 나의 사고마저 노잼으로 물들어버리는걸까. 아직 그러고 싶지 않다. 그렇게 인생을 살아가고 싶지 않다. 일상에서 살아있다는 느낌을 얻고싶다.
이런 지긋한 고민을 하고 있을만큼 일의 상황이 여유로운 것도 아니다. 일은 일대로 밀려있다. 사이드 프로젝트도 할 일들이 밀려있다. 그런데도 몰려드는 이 지루함과 권태감. 그 원인은 재택을 시작하고 이야기할 사람이 없어서일 것이라 생각한다. 밤늦게 친구들과 롤을 할 때도 신났던 이유가 보이스톡으로 대화를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2020. 7. 15. diary (한글) 다시 2주가 증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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