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 표현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시비는 날이 갈수록 빈번하게 격렬하게 벌어진다. 이제 남에게 던졌던 칼이 자신에게 돌아오기까지 얼마 걸리지도 않는다. 이런 한심하고 소모적인 짓거리들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희생양은 누구도 기억하지 않으며, 표현의 자유는 갈수록 쭈그러져 들어간다.
‘김일성 만세’라는 시가 등장해 표현의 자유가 없는 시대를 비판했을 때가 1960년이다. 그로부터 서슬퍼런 시대를 지나 우리는 현재에 도달했다. 지금을 돌아보면 과연 달라진게 있나 싶다. 당시의 검열이 중앙 집권적 권력에 의해 이루어졌다면면, 이제는 주체가 일부 과격 단체들에게 넘어간 것 외에는 차이가 전혀 없
가상과 현실을 분별하지 못하고 분노를 발산하는 그들에게는 언젠가 자신들이 소비/생산하는 모든 것에 검열 딱지가 붙을 것이라는 예상이 없다. 결국 주도권을 잡은 세력이 무엇이 선이고 옳은 것이며 건전하고 평등한 것인지 결정한다. 결국 그런 행위의 결과는 자기 혓바닥에 새로운 족쇄를 채우는 것이라는 점을 절대로 예측하지 못한다.
하지만 온라인 상에서 이들의 영향력은 매우 강하다. 전체 인구 대비 극소수인 이들의 힘이 강력한 것은 그 집중력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방송사를 포함한 매체들은 얼마 되지도 않는 이들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거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 마치 그것이 대중의 여론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처럼. 그도 그럴것이 보통 사람들은 그렇게 적극적으로 활동하지 않는다.
사과를 하고 요구사항을 들어주는 것은 당장의 문제를 덮기에 좋다. 그 결과로 다음 희생양이 발생하고 악순환이 계속해서 발생한다. 처음부터 강경히 대응했다면 지금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았다. 애시당초 가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하는 이들의 헛소리를 들을 이유는 전혀 없다. 어떤 작품이든 재미가 있으면 대중은 그 작품의 도덕성 따위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
작품의 가치가 아닌 대중의 지지에 목을 매는 싸우기도 전에 항복한 장수와도 같다. 그들의 입맛에 맞게 수정한 작품이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니고 흥행을 했던 것도 아니다. 잠깐의 비난을 피함으로써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 비겁한 행동을 본 대중들도 등을 돌렸기 때문에 이제는 누구도 도와줄 사람이 없다. 신선한 채소에 해충이 들끓을 때는 해충약을 뿌려야한다.
고소는 생각보다 훨씬 쉬운 일이다. 인생은 나를 사랑해주는 사람들만 챙기기에도 시간이 짧다.
2020. 8. 12. diary (한글) 시민에 의한 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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