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수술을 위해 고향에서 서울로 올라갔다. 2박 3일간의 짧은 수술 일정이지만 걱정되고 긴장되는 마음이 든다. Carer’s leave를 신청해 1주일간의 휴가를 얻을 수 있었다. 그래도 틈틈이 일을 하려고 노트북을 챙기기는 했다.
서울의 몇몇 대형 병원들에서 확진자가 발생한 탓인지 이전에 방문했을 때보다 더 사람들이 많다. 면회 규정도 까다로워져서 보호자 1인을 제외한 사람들은 병동 출입이 안되는 듯하다. 입원 수속을 밟는데 줄이 너무 길어 1시간을 기다렸다. 병실은 미리 정할 수 없고 입원 수속 때 정할 수 있다고 들었다.
우리는 특실 비슷한 1인실에 들어갔다. 하루 비용은 약 50만원. 탁자가 하나 있고, 펼쳐서 침대로 쓸 수 있는 소파가 하나, 미니 주방과 개인 화장실 그리고 TV가 있다. 독립적인 공간이라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소파에 누워보기까지는 그랬다. 돌처럼 딱딱한 소파에 누워보니 앞으로 이틀이 참 막막하게 느껴졌다.
오늘은 수술 전날로 별도 일정이 없어서 아내와 노닥거리며 하루를 보냈다. 저녁에는 아내는 금식인 관계로 나 혼자 지하 푸드코트에서 먹었다. 병원 지하에는 편의점도 있고 은행도 있고 기본적인 편의시설들은 다 갖춰져있다.
병원에는 온갖 아픈 사람들이 다 모여있다. 암 치료와 관련한 전단들이 여기저기 붙어있다. 일상을 누리고 있는 동안에는 보기 쉽지 않은 것들이다.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건강 관리에 신경쓰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심각하지 않은 병으로 와도 이렇게 불안한데 큰 병을 얻으면 어떤 느낌일지 알고 싶지 않다.
막상 가져온 노트북은 펼치기도 귀찮고, 잠만 쏟아진다. 핸드폰을 보다가 잠을 자다가 깨기를 반복했다. 몸이 배겨서 그런지 간호사분이 1시간마다 혈압체크차 방문하는 소리에도 계속해서 잠을 설쳤다. 병원은 정말 정말 지루한 곳이다.
2020. 9. 16. diary (한글) 아내 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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