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9월 20일 일요일 – 찰리와 초콜릿 공장

찰리와 초콜릿 공장

아내와 함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봤다. 지금 읽고 있는 영문 소설이 대략 어떤 내용으로 전개될지 미리 알고 싶었다. 영화는 2005년도 작품으로 생각보다 오래되어 CG가 좀 티가 많이난다. 영화는 생각보다 산만하고 어둡고 기괴하다. 밝은 뮤지컬 영화를 기대했는데 좀 충격이었다.

영화에는 여러 아아이들이 등장하는데, 주인공 찰리를 제외하면 문제가 많은 아이들이다. 찰리는 그냥 가만히 있는데 나머지가 알아서 병크를 터뜨려 준 덕분에 찰리는 무난히 최종 승자가 될 수 있었다. 영화가 아이들에게 주는 교훈은 시키는 통제를 잘 따르면 보상을 준다는 것일까.

영화의 한 단편은 자본주의에 대한 공포를 보여준다. 찰리의 아버지가 로봇에 밀려 일자리를 잃는 모습에서 우리의 어두운 미래가 예상된다. 영화에서는 아버지가 다시 로봇 수리공으로 취업된 해피엔딩이지만, 현실에서는 아마 로봇을 수리하는 로봇이 개발될 것이다.

지금 사회 관점에서는 영화의 여러 부분은 아동학대적인 요소로 보여질 여지가 크다. 참교육이라고 하기엔 계도의 효과는 전혀 없었기 때문에 교육이라고 볼 수도 없다. 물론 이미 그 아이들은 애초에 통제가 불가능한 상태이기도 했지만.

어쨌든 영화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90% 러닝 타임은 혼돈스럽고 기괴한 윌리 웡카의 정신세계와 움파룸파들을 보여주다가 마지막 10%는 우리가 예상했었던 뻔한 전개로 돌아가 해피엔딩을 보여준다. 그래서 해피엔딩은 오히려 임팩트가 적고 앞의 90%가 훨씬 기억에 남는 영화다.

이 영화를 아이들에게 보여주면 말을 잘 듣는 애가 될 수 있을까? 말을 듣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하다가 벌을 받은 4명의 아이들을 모습에서 자신의 나쁜 점을 반성할 수 있을까?


2020. 9. 20. diary (한글) 찰리와 초콜릿 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