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fair에서 주문한 택배 중 일부가 분실되었다. Fedex에서는 배송 완료라고 나오는데 mail box에도 없고 집에도 없다. 이런 택배가 6개 중에서 3개나 되었다. 급격히 짜증이 몰려온다. 이런 문제 때문에 무리해서 비싼 아파트를 렌트했는데 절반이나 택배가 사라진다는게 도대체가 말인가.
물론 배송업체 잘못일 수도 있다. 얼마전 Community 사이트에서는 아파트 출입구에 택배 박스 몇 개가 놓여진 사진이 올라왔다. 그게 설마 내 물건은 아닌가 생각도 들었다. 다행히 4일 후에 3개 중에 2개는 아파트 문 앞으로 도착했다. 왜 4일 전에 배송완료를 찍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나머지 하나는 영영 돌아오지 않을 것 같다.
글을 쓰는 오늘을 기준으로 다른 물건들은 거의 다 잘 도착했다. 하지만 Wayfair의 고객 응대 서비스는 존나게 구리다. 이 새끼들은 이메일로 뭘 보내면 불리하면 그냥 씹어버리나보다. 답장을 보낼 때까지 계속해서 메일을 보낼 생각이다.
오늘은 주급을 받는 날이다. 미국에서는 2주 간격으로 급여를 받는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급여를 받고나니 생각보다 세금이 진짜 빡세다. 월세를 내고 나중에 차 할부금도 내면 남는게 거의 없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세금이 빡세다. 여기에 의료보험과 401k를 얹으면 정말 남는게 그다지 없겠다. 아내가 이곳으로 와서 내 상태가 Married로 바뀌어야 그나마 좀 세금이 덜할 것 같다. 이 세금 차이가 진짜 크다.
한국에서 1년에 반출할 수 있는 달러는 5만 달러라고 한다. 그 이상은 무슨 신고를 해야한다는데, 나는 주재원도 아니고 영주권도 없고 뭐가 참 애매한 상태라서 어떻게 해야할지 잘 모르겠다. 올해와 내년을 합치면 아내와 도합 20만달러 정도는 가지고 나갈 수 있는데, 그만한 돈은 없어서 문제가 되진 않지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긴하다.
사실상 결승전 같은 담원과 T1의 4강전이 이곳 시간으로 오전 5시에 시작되었다. 나는 뭐 당연히 일어나지 못했고, 결과를 스포 당한 상태로 경기 녹화 영상이나 봤다. 직접 플레이 하지 않고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재미가 있다. 3:0 같은 노잼 스코어가 아니라 5세트를 꽉 채워서 매치가 끝나서 정말 볼게 많다. 이곳에선 딱히 저녁에 할게 없어서 그냥 헬스장에 내려가 이런 영상이나 보면서 걷는게 전부다. 언제 기회가 되면 결승전을 직관해보고 싶다.
이제는 일을 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런 상황을 가장 깔끔하게 해결하는 방법은 주말에 출근하는 것이다. 주말에 출근한다고 일의 효율이나 작업량이 올라가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어쨌든 조금은 일을 하긴 하고 죄책감도 좀 덜 수 있다. 다만 주말엔 에어컨이 나오질 않으니 덥다. 이곳은 낮에 참 덥다. 그래도 좁은 호텔방에 있는 것보다는 좋다.
이곳에서는 사람들이 할로윈에 진심인 편이다. 팀에서도 할로윈 이벤트를 따로 열어서 할로윈 코스튬 콘테스트를 하기도 했고, 아파트에서도 할로윈 파티를 연다고 연락이 왔다. 한국에서는 이태원이나 클럽 같은 유흥 번화가가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큰 관심이 없을텐데. 이곳은 훨씬 대중적이고 캐주얼하게 사람들이 즐기는 것 같다.
팀 이벤트를 하면서 Trivia Quiz를 진행했는데, 할로윈의 역사나 호러 무비 같은 것들이 퀴즈로 나왔고 당연히 나는 하나도 몰랐다. 나는 이 나라의 역사에 대해서 아는 것이 정말 거의 없다. 지금 살고 있는 이 지역도 스페인어를 쓰는 사람들이 정말 많은데, 그 이유에 대해서도 최근에 들었다. 다른 나라에 정착해서 사는 건 정말 생각보다 신경쓸게 많다. 가만보면 한국에서 잘 살고 있는 외국인들은 그런 역사나 문화에 대해 관심도 높고 실제로 잘 알고도 있는 경우가 많았다.
영어는 항상 답이 없다. 모두가 공통적으로 추천하는 영어 컨텐츠 많이 듣기에 시간을 때려붓는 것이 유일하게 살 길이다. 다행히 유튜브가 내가 이제 미국에 있는걸 알았는지 추천 컨텐츠 목록에서 한국 컨텐츠가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요즘엔 SNL이나 Pawn Stars (전당포 사나이들) 같은 프로그램이 가볍고 참 좋았다.
일상 회화는 뭐 잘 못한다고 하더라도 그냥 넘어가거나 다시 물어보면 되는데, 회의가 가장 큰 걱정이다.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고 나면 발표나 피드백을 주고 받을 경우가 많은데 그런 상황에선 넘어갈 수 없으니 걱정이 점점 더해간다. 어쩔 수 없이 초반에는 뻔뻔해지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다시 물어보는수밖에
이곳의 실제 모습은 드라마 실리콘밸리와 많이 다르다. 이전 팀 매니저가 말했던 것처럼 이 곳의 생활은 그냥 집과 회사를 오가는 것의 연속이기 때문에 딱히 특별할 것이라고 할게 없다. 한국보다 오히려 더 심심하고 외로운 것이다. 이러다보니 시간이 지나도 창업 멤버를 찾아내기는 커녕 그냥 나이만 먹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한다.
분명히 이곳에도 스타트업과 관련한 인력풀의 네트워크과 VC의 네트워크가 어떤 그래프처럼 존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내가 그 그래프에 연결되어있지 않을 뿐이다. 몇 번이나 돌고 도는 고민과 결과이지만 일단 내 퍼포먼스를 끌어올려야 그 다음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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