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에 복직하고 내년에 한국에서 남은 육휴를 쓰려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갑작스런 Hiring Freeze로 인해 많은 팀들의 Head Count가 증발했다. 간신히 Head Count를 확보한 팀들도 고작해야 1-2자리에 불과하여 평상시보다 5-10배 가량의 지원서를 받고 있다고 했다. 10월이 넘은 지금은 Hiring Freeze가 풀렸다곤 하지만, Stadia랑 Area 120에서 나온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팀 매칭은 여전히 어려워보인다.
예전엔 팀매칭 콜까지 갔다면 매칭 확률이 거의 100%에 근접했는데, 지금은 지원자가 많다보니 서류를 스크리닝 하고 팀매칭을 여러명 본 다음에 결정하는 모양인지 매칭 확률이 참 형편없다. 나야 특출난 개발자도 아니고, 그렇게 좋은 히스토리를 위해서 노력한것도 아니었지만 팀 매칭이 어그러질 때마다 자존감이 떨어지는 건 피할 수 없다.
아무튼 육아 휴직은 이번 달이 끝이고 다음 달 부터는 오피스에 출근하게 된다. 돈을 받으며 이렇게 근심걱정없이 쉬다가 다시 회사로 돌아가려니 우울하다. 그래도 돌아가면 다시 열심히 해야지 지금 같은 경기엔 어떻게든 달라붙어 있어야 한다.
Y combinator라는 Accelerator에서 Co-founder matching 서비스를 지원하는데, 거기에서 매칭된 한 분을 만났다. 나는 사업을 해 본적이 없으니 창업 경험을 가지고 있는 사람과 일단 뭐라도 하면서 배워보자는 것이 목표다.
이제 창업을 위해 회사를 갑자기 뛰쳐나가는 건 힘든 일이다. 사업비야 투자를 받는다 치더라도 가족의 생활을 지탱할만한 돈이 못해도 3-5년치 이상은 마련되어 있어야 그나마 안심할 수 있다.
스타트업의 대부분은 3년을 넘기기 힘들다고 하는데, 그 3년을 버티는 것부터가 시작인 것 같다. 꼭 그 3년을 전업으로 할 필요는 없기에 요즘은 사이드 프로젝트로 진행하다가 어느 정도 궤도가 오르면 전업으로 전향하는 경우가 가장 안전해보인다.
아무튼 이분과의 만남에서 나는 어떤 것이든 꾸준히 오래 운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그리고 상품보다는 그 상품의 시장 상황이 중요하다는 것. B2C만을 굳이 고집하기보다 B2B에도 많은 가능성이 있다는 걸 배웠다.
운동이든 공부든 개발이든 내가 남들보다 수백 수천배 효율을 낼 순 없기 때문에 꾸준한 루틴은 반드시 필요하다. 루틴이 주는 규칙성은 삶을 하루를 예측가능하게 만들어주고, 보다 명확한 그날의 목표를 부여하며 장기적으로 훨씬 가시적인 성과를 만든다.
가장 문제는 이런 루틴에 익숙해지는 것이 힘들다는 점인데, 이걸 좀 쉽게 하기 위해선 처음부터 목표를 어렵게 잡기보다 아주 쉬운 목표를 잡고 서서히 늘려가는 방식이 좋다. 예를 들어 운동을 간다고 한다면, 우선은 헬스장에 가는 것 자체를 목표로 잡아보면 좋다. 헬스장에 가서 평소에 좋아했던 TV Show나 Youtube를 보면서 걷는 것 정도의 목표를 잡는게 적당하다.
첫 시작을 너무 강렬하고 힘들게 하면 그 다음 날부터 가지 않을 확률이 높다. 서서히 물을 끓이는 것처럼 강도를 높이고 초기에는 루틴 자체에 익숙해지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실패할 확률이 적다.
팀 매칭을 하면서 Area 120의 Founder 한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Area 120은 Google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인데, Google이 100% 지분을 가진 대신에 Google PA와 연관이 있는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투자를 받아 스타트업처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무튼 Area 120의 프로젝트들은 보다 안전하게 스타트업을 운영해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는데, 이 분에 따르면 요즘 신규 서비스의 개발은 보통 Flutter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Flutter의 강점이라고 한다면 일단 iOS와 Android에서 모두 동작하는 서비스 개발이 가능하다는 것과 Google이 최근 I/O에서 발표한 것과 같이 지속적인 서포트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개발 속도가 Java에 비해서 훨씬 빠르다는 점 등이 있다.
나는 주로 Java로 Android 개발을 하지만 이미 많은 Library은 Kotlin만을 지원하거나, Kotlin을 표준으로 만들어진다. Flutter는 아마 이보다 더 다음의 세대가 아닐까 싶다. 제대로 써본적이 없어서 얼마나 생산성이 좋고 편한지는 모르겠지만, 사람들이 쓰는데는 다 이유가 있겠지. SaaS 스타트업을 운영한다고 한다면 조금이라도 빨리 배워서 앞으로 만들어낼 서비스들은 Flutter 기반으로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로톡에 대해 최종 불기소 결정이 내려졌다. 요지는 로톡은 광고 서비스에 불과하며 로톡의 서비스가 주선행위로 보기에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 결정을 통해 변호사 시장에서 고객들이 좀 더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자기 사건에 맞는 변호사를 찾을 수 있게 된 것 같다.
초기 단계에 변호사를 모으는 일도 쉽지 않았을테고, 변협의 반발을 이기는 일도 어렵고 길었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당연히 위의 어려움들에 직면할 것이라 예상했을텐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를 접지않고 문제들을 극복해냈으니 참 멋지다.
LOL championship final이 11월 샌프란에서 열린다. 공홈 좌석은 매진되어 암표를 구했는데, 가격이 참 말도 안된다. 그래도 올해 아니면 갈일이 있을까 싶기도 하고, 마침 해외에 있기도 하니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가기로 했다. 사실 경기장에서 보는 것보다 집에서 보는게 더 잘보이긴 한다.
10월 31일은 할로윈이다. 주택가가 많은 곳이라서 그런진 몰라도 벌써부터 동네에는 조금씩 집을 꾸며놓은 곳들이 보인다. 아파트인 우리집은 그렇게 꾸며놓은 사람들이 없다. 가끔 문 앞에 호박을 놔둔 이웃들은 종종 있다. 우리도 올해는 조금 준비해서 동네에서 열리는 할로윈 이벤트에 참여해보려고 한다.
미국이 기준 금리를 계속해서 인상하면서 전 세계가 경기침체에 빠지고 있다.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건 좋지만, 결과적으로 전 세계 소비가 둔화되면 결국 미국에 있는 기업들도 영향을 받게되고 결국 나한테까지 그 여파가 미치게 된다.
지금 상황에서 느긋한 사람들은 이미 부자인 사람들이 아닐까. 이런 침체의 찬바람을 가장 강하게 맞는 사람들은 결국 서민 또는 가난한 이들이겠지.
올 연말 실적이 좋을 기업들은 아무곳도 없을테고, 구조조정이 있지 않을까 싶다. 부동산 시장도 본격적인 옥석가리기에 들어가면서 가격이 많이 하락했다고 하는데, 이미 팔고 나간 사람이야 휘파람을 불겠지만 상투 잡은 사람들은 가격 하락도 뼈아프지만 높아진 대출 금리를 지탱하는 것만으로도 숨쉬기 힘들 것 같다.
이 와중에 우러 전쟁에선 러시아가 핵을 쏘니 마니 하고 있고, 중국-대만 전쟁설도 나오고 있고, 영국은 파산 직전에 놓였다고 하니 앞으로 미래가 예측가능할지 모르겠다. 어차피 미래가 없다면 지금 YOLO 하는게 승자일까.
겸손이 미덕이라는 말은 어디에서 왔을까. 이 겸손이라는 미덕과 문화가 많은 한국인들을 대중 앞에서 Shy하게 만드는 것 같다. 만약 겸손 대신 자랑이나 자신감을 우리가 미덕으로 배워왔다면 세계에서 우리는 더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지 않았을까.
Visibility가 중요한 이곳에서 겸손은 100의 성과를 80이나 70으로 보이게 만든다. 내가 월등한 천재라면 겸손이 필요할지 몰라도 그렇지 않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든 내가 한 것을 알려서 70을 100으로 만드는 스킬이 더 필요해보인다. 모든 사람들이 많은 시간을 가지고 나에 대해서 정확한 평가를 내려줄 것이라는 생각을 버려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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