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2023년 4월 23일 일요일 – Mountain View 생활 80주차

영주권

드디어 I-485를 신청했다. 영주권 처리 소요시간은 국가별로 다른데, 한국은 6-12개월 정도를 예상할 수 있다고 한다. 인도의 경우는 20-100년이 걸리고 중국의 경우도 소요시간이 최근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중국인이나 인도인은 H1B 비자를 가진 상태에서, I-485를 신청한 후에는 H1B를 무제한으로 계속 연장할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H1B의 유지 조건은 고용 스폰서를 반드시 필요로 하는데, 그 때문에 다음과 같은 페이퍼 컴퍼니들도 최근 성행한다고 한다. H1B Lottery는 인당 하나가 아니라 오퍼당 하나인데, 이 말은 즉슨 내가 오퍼를 받은 회사마다 H1B를 따로 File 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어떤 브로커 회사가 페이퍼 컴퍼니를 여러개 설립한 다음에, H1B가 필요하지만 현재 실직 상태에 있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고 이들을 고용상태인 것처럼 꾸며준다고 한다. 예를 들어 6천불을 현금으로 페이퍼 컴퍼니에게 넘기면, 5500불을 페이롤 형식으로 그 사람에게 돌려주고 500불은 회사가 갖는 식이라고 한다.

대량 해고가 발생하면서, 이 지역에도 그런 사업들이 성행하는 모양이다. 아무튼 영주권이 나오고 나면 이 문제들에 대해서 해방될 수 있다.

대만

최근 중국의 대만 침공에 대한 이슈가 불거지면서, 한국으로 돌아가는 것이 과연 안전한가에 대한 생각을 하곤 한다. 중국은 한국과 거의 똑같은 사회 문제들을 가지고 있다. 저출산과 급증하는 청년 실업률, 그리고 부동산에 대한 리스크 또한 가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 있는 본토에서 넘어온 중국인들은 자신의 나라 자체를 싫어하지는 않지만 돌아가서 살고 싶어하진 않는다.

중국과 대만의 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국이 직접 개입할 것이라 밝혔기 때문에, 한국은 어쩔 수 없이 문제에 휘말리게 된다. 듣기로 이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전쟁때와 마찬가지로 미군이 대만에 언제 도착하냐는 것이다. 대만에서 가장 가까운 미군은 주한미군이나 주일미군일테니, 중국 입장에서 이 둘을 저지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 과제일 수 있다.

이 때 북한에게 역할이 주어질 수 있다. 전면전은 아니더라도 심각한 수준의 도발을 북한이 하게 된다면, 한국군이나 미군은 쉽게 이동할 수 없다. 그 도발이 어떤 것인지도 알 수 없고 피해가 얼마나 될지도 알 수 없다. 가장 최악의 상황은 다시 한국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아무튼 전쟁의 발발 가능성이나, 발발 시기나 현재로서는 알 수 있는 것이 없다. 다만 미국은 유일하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예견한 국가인만큼, 이번에도 그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 짐작하는 것 뿐이다. 한국의 포지션은 참 애매하다. 비록 적자로 들어서긴 했지만 중국은 한국의 가장 큰 교역국이다. 하지만 군사적으로 한국은 미국의 동맹이다.

만약 한국에서 전쟁이 벌어진다면, 일본은 6.25 전쟁때와 마찬가지로 그 수혜국이 될 수 있다. 다른 나라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본토에서 전쟁을 치르는 나라만 회복 불가능한 수준의 피해를 입게 될 것이다.

아무튼 이런 생각들을 하다보니 귀국해서 한국에서 지내는 것이 과연 옳은 선택인가에 대한 의문이든다. 연말까지는 시간이 충분하니 지금 결정할 필요는 없지만, 개인의 삶이라는 것은 시대나 사회의 흐름에 너무 무기력하게 흔들리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자기가 모든 것을 결정할 수 있는 자기주도적인 인생은 실제로는 정말 극소수에게만 허락되는 것이다.

이직

현재 회사에서 일한지도 곧 만 5년에 들어서고 슬슬 다음 단계를 생각할 때가 왔다고 생각한다. PA를 두 번이나 옮긴 나는 다음 레벨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남들보다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PA를 한 번도 바꾸지 않았다면 지금이 승진 사이클이지만 작년에 PA를 바꾼 나는 승진 사이클의 초입에 있다.

승진도 문제지만, 다른 회사를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회사의 잘 갖춰진 시스템과 툴은 좋지만 내부에서만 쓰는 툴들에 익숙해지다보니 바깥에서 돌아가는 기술 스택과 내 일은 너무 관련이 없다. 그리고 좀 더 흥미로운 프로젝트에서 일하고 싶은 마음도 있다.

한국에 돌아간다면 갈만한 곳은 몇 군데 없다. 현 직장 출신들이 적어도 몇 명은 있는 회사에 가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뭘까. 문화나 구성원들의 분위기라고 본다. 금전적 보상을 원한다면 한국에 갈 수가 없다. 여기서 직장을 옮긴다해도 마찬가지다. 문화나 구성원이 좋다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 자체가 행복하고 즐거울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시간과 생명을 돈과 바꾸는 것 뿐이다.

나에게 주어진 가장 큰 문제는 ‘앞으로 5년 동안 어떤 삶을 살 것인가’라는 것이고, ‘어떤 회사에서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는 그 문제의 부분문제다. 참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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