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2023년 6월 25일 일요일 – Mountain View 생활 89주차

한국 여행

연말에 가려고 했던 한국 여행 일정이 또 변경되었다. 영주권 일정이 생각보다 늦어져 연말 이후에는 쭉 미국에 있어야 할 것 같은 상황이다. 아무튼 한국 여행 일정은 기존 일정보다 더 당겨졌다. AP가 나오기 전에 국외로 출국하면 AP 신청이 취소되는 문제가 있긴한데, 어차피 AP는 L1 비자가 사라진 경우에만 필요하고 L1이 사라졌다는 것은 내가 해고를 당했다는 말이기에 취업 영주권을 신청한 내 입장에서는 AP가 사실 필요가 없는 셈이다.

한국에 가면 하고 싶은 것도 많고, 보고 싶은 사람들도 많다. 날씨는 변덕스럽고, 꽉 막힌 도시는 숨막하지만 늦게까지 안전하고 모든 것이 편리한 서울은 돈 많으면 살기 좋은 곳이다. 작년에도 한국을 비슷한 시기에 다녀왔는데, 그때는 일정도 짧았고 나 혼자만 여행을 온 것이라 그렇게 여유롭지도 못했다. 아무튼 이번에는 좀 여유를 갖고 여기저기 여행하고 싶다.

Flutter

작은 아이디어가 있어서, 내가 쓰기 위한 용도로 앱을 하나 개발하고 있다. Flutter Flow를 쓰지 않고, 로컬에서 Flutter로 앱을 개발하고 있는데 코드가 너무 길다. Flutter는 Compose처럼 UI를 코드에 전부 정의하다보니 코드가 너무 길어진다. 코드에서 UI를 살펴보는 것도 힘들다.

ChatGPT와 Copilot은 정말 많은 부분을 채워준다. 모든 경우에 완벽하게 동작하는 건 아니지만 95% 이상의 질문을 다 해결해주고, 코드 작성 속도도 많이 늘려준다. 점점 더 많은 개발자가 이 서비스를 쓰게 된다면, 당장 개발자가 대체되는건 아니겠지만 한 명의 개발자가 낼 수 있는 생산성과 수준의 하방이 많이 상승해 결국 수요는 적어지게 될 것 같다.

화면이 만들어질 때마다 테스트를 해보고 있는데, 디버그 빌드여서 그런지 스크롤을 하면 앱이 버벅인다. 퍼포먼스 문제인지 아니면 Flutter나 React Native의 고질적인 문제인지 모르겠다.

Network

한국에 돌아가는 방법을 여럿 생각해보지만 그다지 만족스러운 것은 없다. 기껏해야 경력 5년인 개발자에게 주는 보상은 한정되어 있고, 그 보상이 높다고 그 일이 재미있는 것도 아니다. 결국 보상이 어느 수준을 넘어간다면, 보상이 아니라 얼마나 내가 재미있게 할 수 있는 일인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 일이 재미없다면 보상이 얼마든간에 일하는 시간은 지루하고 고통스러운 시간이며 오로지 견뎌야한다. ADHD 약을 먹으면 좀 견딜만할진 몰라도 현재의 나는 그걸 견딜 자신이 없다.

Crime

샌프란 근처에 산다고 할 때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샌프란에 오고 싶어하는데, 나는 그런 위험한 도시를 사람들이 왜 좋아할까 싶다. 요즘 샌프란에서는 여러 대형 쇼핑몰들이 사업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추세다. 그 사유 대부분은 도시가 너무 위험해서 사업을 운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정부에서는 실제 범죄는 증가하지 않았고, 경기가 침체되고 유동인구가 줄어들고 소매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노숙자가 많이 발견되는 이유 또한 유동인구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이 실제로 체감하는 안전은 정부의 발표와는 달라보인다. 사람들에 따라 의견이 갈리긴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샌프란은 팬데믹 이전보다 훨씬 위험해졌고 노숙자의 수도 늘어났다고 말한다. 밤에 돌아다니는 것은 당연히 위험하지만 낮에도 위험한 지역들이 존재하는 도시는 확실히 정상이라고 볼 순 없다.

우리가 걱정하는 건 이 샌프란의 많은 노숙자들이 남쪽으로 내려와 우리가 사는 곳에 나타나는 것이다. 우리 지역에서는 절도야 빈번하지만 노숙자는 보기 힘들다. 야간에도 아파트 근방에서 산책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딱히 치안 서비스가 좋은게 아니라 그냥 노숙자가 없기 때문이다. 지역 정부가 경찰과 댈비하고 자신들은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하는 것을 나는 이해하기 어렵지만 저런 사람들이 왜 선출되는지도 잘 모르겠다. 샌프란시스코가 가장 자유로운 도시이기 때문에 그런 것인지. 아니면 대부분의 거주민이 투표권이 없는 이주 노동자여서인지도 모르겠다. 그것도 아니라면 내가 이 도시에 맞지 않는 사람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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