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이나 대학원 생활을 제외하고 서울에 상경해 순수하게 직장생활을 한 시기를 계산해보니 782일 정도가 나오더라. 코로나가 심해진 이후에 고향으로 이사를 가고, 거기서 다시 미국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막상 돌아오니 여러모로 참 편하다. 병원 예약을 포함해 거의 모든 것들을 주중 또는 주말 하루만에 다 끝내버릴 수 있는 편한 서울. 날씨와 주거조건만 포기한다면 살기 좋다.
회사에서 아점저를 전부 챙길 수 있고, 헬스장도 인원 제한이 있긴 하지만 일찍 가면 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 회사 옆에 살면서 집-회사만 반복하면 돈 나갈일이 없겠다 싶다.
나의 현재는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과거의 내가 만든 것. 과거의 내가 그 순간을 열심히 버텨주었기 때문에, 지금 내가 이만큼이라도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반대로 지금의 고민들도 과거의 내가 잘못하고, 나태해서 발생한 것들이다.
나라는 개인은 하나의 존재가 아닌, 과거 시점들의 내 자신들이 만들어낸 결과이다. 지금의 나 또한 그 과정을 살아가는 존재로서 미래를 위해 뭐라도 잘해줘야하지 않을까? 돌이켜보면 내일의 내가 알아서 하겠지라는 생각에 너무 많은 것들을 무책임하게 던져버렸었다.
비록 미국 회사에 일하지만, 한국 지사에서 일하면 일상에서 영어를 쓸 일이 없다. 당연히 영어실력이 줄어들테니 어떻게든 영어를 써야한다. 일단 영어회화 모임에 나가봤는데, 좋은지는 잘 모르겠다. 한국에 있는 외국인들과 친해지는 것이 제일 나을 것 같지만 이 나이에 될까 싶다. 하지만 아무튼 영어회화는 해야한다. 반드시 반드시 해야만한다.
회사 뒤편으로 이사했다. 빌라촌이 지긋지긋하지만 어쩔 수 없다. 이 동네는 가격과 주거의 질이 비례하지 않는 곳이다. 그래도 나름 좋은 방을 구해 이사를 했다. 혼자 살기엔 나쁘지 않은 곳. 여기서 2년을 일단 살기로 했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을 봤다. 한국에선 이런게 참 좋다. 이 가격에 이렇게 좋은 것도 보고. 있는 동안에는 열심히 보러다녀야겠다.
한국 오피스는 생각보다 많이 고요하다. 사람들도 조용하고. 개인 일이 많아 이번주엔 생각보다 너무 일을 많이 못했다. 내일부터 정말 열심히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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