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코로나에 걸리는 바람에 근 3주만에 가족을 만나고 왔다. 집에 있어봐야 시간도 안가고 할 것도 없기 때문에, 여행을 가기로 했다. 패밀리카가 오래되어 새 차를 바꾸려고 하는데, 실제로 운전이나 승차감이 어떤지 알아보려고 렌트를 해서 1박 2일 여행겸 다녀오기로 했다.
기존에 준중형차를 몰다가 준대형차를 몰아보니 완전히 느낌이 다르다. 좁은 골목을 지나는 것이 훨씬 어렵고, 도로에서 차선을 바꾸거나 끼어드는것도 훨씬 어렵다. 울산도 도심지는 차가 엄청나게 막혀대는데, 특히나 백화점은 부지가 넓지 않아서 지하 7층인가 8층까지 주차장이 있는데도 빈자리가 없어서 엄청나게 고생했다.
정말 피곤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가족이 간 여행이니 여기저기 다니긴 했다. 좀 준비를 했다면 더 좋았을 법 했다. 대왕암 아이누리 같은 곳에서는 분수대도 있고, 아이들이 놀 수 있는 물놀이터도 있는데 내가 들어갈 생각은 전혀 못하고 갔다가 분수대는 아이가 좋아했지만 보호자가 반드시 필요해서 제대로 놀질 못했다. 수영장을 갔더라도 아기용 구명조끼를 갖고 간것이 아니라 역시나 제대로 못놀았을 것 같다.
돌고래 쇼를 보려고 나름 30분 전 정도에 갔는데, 이미 자리가 다 차고 그 주변까지 사람들이 다 들어차서 도대체 이 사람들은 언제부터 와서 기다렸을까 싶었다. 모노레일 같은 것도 있었는데, 시간표를 안보고 가서 다음 탑승이 한시간 반도 더 남았길래 숙소로 와서 짐을 풀고 식당에 갔다가 대충 바다를 걷다가 다시 돌아왔다. 한 것에 비해서 엄청나게 피곤한 하루다.
삭센다와 콘서타를 동시에 쓰고 있는지라 동시에 용량을 올렸을 때 무엇이 부작용을 야기했는지는 알기 어렵다. 그래서 둘 다 다시 용량을 한 단계 줄였는데, 지금 상태가 나에겐 가장 좋은 것 같다. 우울증 증상도 없는 것 같고 무기력함도 느껴지지 않는다.
우울증이라는 건 아무래도 잘못지은 이름인지 모른다. 개인적으로 우울증이 동반하는 효과중에 가장 최악인 것은 무기력증이라고 생각하는데, 차라리 무기력증이라고 이름을 짓는것이 더 낫지 않을까 싶다. 무기력증은 말 그대로 행동에 대한 동력을 지워버리기 때문에, 문제 상황에서 빠져 나오는 것을 매우 힘들게 만든다. 마치 늪과 같이 느껴진다.
콘서타를 복용한 이후에는 성격이 예민해졌다는 것을 어느 정도 느낀다. 계획이 생각대로 풀리지 않을 때 예민해지기도 하고, 불안하 마음이 들때가 있다. 잠을 자다가도 소방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면 혹시 불이 난게 아닌가 생각이 들때가 있다. 차를 타고 갈 때는 사고가 나지 않을까 걱정하고, 길을 걸으면서도 주변을 살피는 버릇이 생겼다. 실제로 그런 사건들이 최근에 뉴스를 하도 많이 타서 그럴 수 있긴 하지만 걱정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 주 일요일은 어쩌다보니 삭센다를 맞지 않았는데, 그렇게 큰 식탐을 느끼거나 허기를 느끼지 않았다. 근 한 달 넘게 삭센다를 맞으면서 식사량이 자연스럽게 줄었고, 이것이 지속되다보니 위가 실제로 많이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 같다.
삭센다는 정상체중인 사람을 위한 약은 아니다보니 정상체중으로 돌아가면 지금의 식습관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어쩌다가 폭식을 하게 되거나 폭음을 하게 되는 그런 순간들을 조심해야겠다.
코로나에 걸린 이후로 생활패턴이 망가졌다. 원래도 힘들긴 했지만 6시에 일어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다시 바로 잡기 위해선 우선 일찍 자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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