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친가 외가 처가 어르신들을 모두 뵙고 돌아왔다. 아이가 태어난지는 좀 됐지만 한국에서 돌아와서 찾아뵙는 건 처음이었다. 내가 어릴 적에도 할머니였던 분들이 이제 증손주를 보시게 된 것이다. 어릴적에는 크게 보였던 집도 이제는 매우 작게 보인다. 저마다 사정으로 오지 못하는 친척들도 있고, 옛날의 시끌했던 분위기는 아니다.
우리 집과는 반대로 처가는 친척들이 훨씬 많이 늘어났다. 처가쪽이 워낙에 대가족이기도 했고, 사촌들도 많아서 인원만보면 거의 70명 정도 되어보인다. 그래서 저마다 오지 못한 사람들을 제외하더라도 30명을 가뿐히 넘긴 것 같다. 이건 이것대로 문제인게 누가 누구인지 나는 전혀 알 수 없다보니 참 어색했다.
예전처럼 직접 음식을 만들고 제사를 지내던 문화들도 다 사라졌다. 이번 추석에는 처음으로 외식을 했다. 추석 전날에 영업하는 식당들도 꽤나 많고, 밖에서 먹으니 준비할 것도 없고 복작복작하지도 않아서 더 좋았다. 할머니는 말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아 하시는 것 같았지만, 실제로는 많이 좋아하셨을 것이다. 한국에 있는 동안 매년 명절에는 이렇게 해야할 것 같다.
돌아오는 길은 참 길었다. 카카오 네비를 따라서 오다가 15분 아낄 수 있는 경로로 들어가 1시간을 더 썼다. 그날은 꼭 카카오네비만 그랬던 것도 아닌 것 같다. 스마트 크루트 컨트롤 같은게 있으면, 이런 정체에서도 자동으로 섰다가 갔다가를 하기 때문에 피로가 없다고 하는데 우리 차는 그런게 전혀 없으니 도착하고선 정말 피곤했다. 새 차를 사고 싶다.
생각해보니 요즘은 추석이라고 해도 추석같은 분위기가 잘 나지 않는다. 과거에는 TV에서 채널마다 추석 분위기를 만들어냈는데, 요즘은 TV의 영향력이 줄어들다보니 그런 분위기가 없어진 것도 같다. 추석 특별 편성표도, 추석 특별 영화도 더 이상 사람들이 찾지 않는다. 지나간 추억이다.
어찌된 일인지 메타에서 팀 매칭이 여러개 몰려들어왔다. 이전만 하더라도 한 달에 하나 정도밖에 오지 않던 팀 매칭이었는데, 왜 그런가 이유를 살펴보니 메타의 최근 문화는 15%를 상대평가로 무조건 해고하면서 공격적인 채용을 하는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매칭된 팀들은 모두 매력적이었다. 리크루터에게 부탁한대로 모두 AI/ML팀이거나 ML Infra 팀이었다. 이런 팀들이 나를 뽑을까 생각하고 팀 매칭 콜에 들어갔는데 나름 결과가 괜찮았다.
결과는 좋았지만 갈지말지 결정하는 것도 참 어려웠다. 지금 회사는 들어온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고, 한국에서는 나름 조건이 좋은 편이었다. 지금 나간다는 말은 다시는 이 회사에 돌아오지 않겠다는 말과 같다. 그리고 가족과도 기약없이 떨어져서 있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단 TC 협상까지 해보기로 했다. 카운터 오퍼는 없었지만, 어찌저찌해서 이전 직장과 비교하면 대략 120k 정도 높은 수준까지 오퍼를 올렸다. 지금 한국에서의 처우와 비교해보면 그 차이가 훨씬 컸다.
TC가 나름 매우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더욱 고민이 되었지만, 결국 가지 않기로 했다. 지금 하는 일도 재미있고, 가족과의 시간은 영원히 되찾을 수 없을테니.
만약 OpenAI나 Netflix나 HFT로 이직할 수 있었다면 다른 결정을 했을지 모른다. 그런 곳들은 명확히 한 단계 더 높은 곳이니 누구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그냥 좀 더 많은 돈을 위해서 그렇게 움직이는 건 아무 의미도 없다.
그리고 나는 결국 사업을 하는 것이 목적이니, 좀 더 나은 회사원이 되는 것은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더 좋은 이직 정도가 아니라, 큰 성공이 아니라면 아내가 직업을 가지고 한국에서 고향에서 사는게 우리 모두에게 낫다.
구글에서 언어교환을 통해서 만난 친구가 퇴사를 하고 여행을 한다고 한다. 아시아 여행중이니 나를 본다고 한국도 온다고 하는데, 나는 마침 부산에 있어 부산에서 만나기로 했다. 나는 부산에 놀러가본적이 그렇게 많지 않다.
그래도 서울도 아닌 부산으로 한국을 첫 방문 하는 것이니 이것저것 부산에서 유명한 것들을 좀 찾아보려고 했다. 1박 2일의 일정 중에서 첫 날은 폭염이 둘째날은 폭우가 오는 상황이라 조건이 좀 빡세긴 했다.
김해공항에서 픽업을 한 후에, 우선 BIFF 거리로 가서 쇼핑을 좀 했다. 날이 너무 더워서 길거리 음식은 사먹을 생각도 않고, 올리브영이나 다이소에서 쇼핑을 하고 국제시장으로 가서 물건들을 좀 둘러봤다. 정말 더웠다.
호텔 체크인을 하고 해운대에서 나름 유명하다는 돼지국밥을 가서 부산의 첫 끼를 먹었다. 밥을 먹고 바다를 좀 둘러보고, 요트를 타러 갔다. 비오기 직전날이라 정말 습하긴 했지만 요트투어 자체는 참 좋았다. 아내랑 다시 오면 좋겠다. 일몰 후에 탄 것이 좀 아쉽긴 한데 불꽃놀이가 있으니 그것대로 좋았다.
요트가 끝나고 서둘러 전망대로 갔는데, 거의 폐장시간이라 기념품 가게를 제외한 모든 가게는 이미 영업이 끝났다. 입장료를 생각하면 좀 돈 낭비다 싶긴 했지만 경치는 참 좋았다.
전망대에서 해운대 해변을 지나 메인 거리로 갔다. 충무김밥을 먹고, 통닭을 먹고 길거리 버스킹을 보다보니 시간이 훌쩍 지났다. 호텔에 와서 씻고 누우니 자정이 넘었다.
다음날은 종일 비가와서 실내에서 뭔가 해보기로 했다. 근처에 신세계 센텀 스파가 있어서 일찍 찜질방으로 가서 오전 시간을 보냈다. 셀프 라면이 참 좋았다. 라면을 한국에 와서 처음 먹어보는 것 같은데 정말 맛있었다. 찜질방도 테마가 여러개 있어서 식혜를 사들고 한 곳이 돌아보면서 놀았다. 양머리도 만들어주고. 목욕탕도 넓은 편이라 여기저기 돌아다니니 이미 오후다.
뮤지움 원이라는 곳을 가보려고 했는데 휴관일이다. 뭐할지 생각하다가 어제 사온 엽서를 보내고 싶다고 해서 우체국에 들렀다. 미국으로 보내는 엽서 한 장은 460원이다. 카운터에서 처리하는 시간은 1분도 안걸렸다. 친구에게 USPS랑 비교해보니 어떻냐고 물어봤다.
이른 저녁은 두루미라는 식당에서 먹었다.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한국에서 웨이팅 TOP 100이라고 하는데, 그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맛은 있었다. 첫 번째 주문은 직접 구워주시는데, 내가 따라하니 똑같이 안된다. 판을 좀 갈아주면 좋았을텐데 탄 부분이 남아있어서 그랬나 내가 구운건 좀 타버렸다. 그래도 가격이 착하고 좋았다. 우리가 나올 때 쯤엔 6시도 안됐는데 이미 웨이팅이 있었으니 평일에도 이럴 정도면 주말에는 어떨까 싶었다.
아무튼 이 정도로 부산 여행을 마무리하고 나는 집으로 친구는 숙소롣 돌아갔다. 아내랑 다시 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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