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20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51주차

거리두기

회사 사람들과 사적으로 너무 가까워지지 않기로 했다. 바깥 사람들과 회사 사람들의 차이는 좋을 때 좋은 관계로 남을 수가 없다는 것. 어쩌다가 멀어지더라도 일적으로 계속 마주할 수밖에 없고, 사이가 틀어졌을 때 내가 예전에 했던 이야기가 어떤 식으로 퍼지게 될지 알 수 없다는 것. 그래서 회사에서의 나와 회사 밖의 나를 완전히 분리하기로 했다.

인바디

매주 한 번 측정하는 인바디. 월요일마다 측정하던 것이 하루씩 밀리다보니 어느 새 금요일까지 미뤄지게 되었다. 금요일 인바디가 목표에 도달하며 무조건 술을 마시기로 했다. 이번 달 카운트를 이미 다 써버리긴 했지만, 한 번은 어쩔 수 없이 쓴 것이니까. 이번 인바디에서 체중은 73kg, 체지방량은 13%로 원하던 목표에 도달했다. 최종 목표는 체중 73-75kg, 체지방 10-12% 수준으로 선명히 복근이 보이는 수준이다.

식단

다음주부터 적용할 식단이다.
아침 – 바나나 1개, 저지방 요거트 1개, 프로틴 쉐이크 1 스쿱, 크레아틴
아침 운동 후 – 프로틴 쉐이크 1 스쿱 + 에너지 바
점심 – 샐러드 + 고기 조금 + 과일 조금
저녁 운동 전 – 프로틴 쉐이크 0.5 스쿱
저녁 운동 후 – 고기 300g + 탄수화물 + 야채, 크레아틴
자기전 – 멀티비타민, 밀트씨슬, 비타민 C

사모임

막상 술을 마시려고 해도, 회사 사람들을 제외하면 마실 사람이 없더라. 그나마 같이 마시는 사람들도 너무 자주보면 좀 그러니까 부르기가 그랬다. 오늘은 어떻게든 술을 마시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 하다가 직접 회사 밖에서 모아보기로 했다. 블라인드에서 익명으로 성별을 비공개 하는 조건으로 나까지 포함해 총 4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술을 마셨다. 유럽에서 동행을 구해서 저녁을 먹었던 것처럼.

금요일 저녁의 날씨가 좋아서, 종로 야장에 사람들이 정말 정말 많았다. 우리는 7시부터 거의 자정까지 술을 마셨다. 서로 이름도 말하지 않고, 나이만 말한채로 즐겁게 술을 마셨는데 너무 좋았다. 다들 나이가 비슷해서인지, 테이블에서도 각자 할 일을 착착해내고, 서로 술을 강요하거나 무례하지도 않고, 지하철이 끊길 무렵이 되어 각자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다음 날이 되어 정산도 빠르게 마무리하고, 잘 지내라는 주말 인사를 끝으로 방이 마무리 되었다. 난 이런 결말이 참 좋다. 좋았던 일은 추억에 영원히 간직하는 것이 좋다. 이 날이 좋았다고 해서, 계속해서 연락을 이어가고, 다시 두 번째 모임을 열고, 그러다보면 필시 처음보다 못했던 모임이 있을 것이며, 그렇다면 처음의 좋았던 추억마저 나빠질 가능성이 너무 높다. 서로 이름을 물어보지 않았던 것처럼, 그냥 그 날에 좋았던 누군가들로 남아있는 것이 나는 너무 좋다.

갑갑함

왜 그렇게나 사모임까지 만들어가면서, 술을 마셨는지 생각해보면, 누군가랑 말하고 어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이번 주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 순간이 참 힘들었다. 회사에서 정말정말 많은 말을 했지만, 실제로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누구와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회사 밖의 나는 누구와도 연결되어 있지 않았으니까.

차라리 가족과 함께 살았다면 덜 했을텐데, 서울의 나는 그냥 미국에 홀로 사는 나와 마찬가지로 고립되어 있는 삶을 살고 있었다. 왜 이렇게 갑갑하고 외로움을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주기적으로 회사 밖의 누군가라도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뇌를 텅 비우고, 내일이면 무슨 이야길 했었는지 굳이 떠올릴 필요없이 아무말이나 뱉어내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