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Jan. 10. 2019. 목요일 ‘언행’

자신의 언행이 남에게 불편함을 주는 사람이 있다. 누군가는 어떻게 말하면 남에게 자신이 무례하고 자랑질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비춰지지 않을까 고민한다. 나는 그 정답은 언행이 아닌 이미지에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말을 하더라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서 다르게 인식된다는 말이다.

가령 누군가 재산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그 사람이 실제로 그 재산을 가질만하다고 인식된다면 무례해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그 사람이 그럴 만한 능력이나 자격이 없다고 인식된다면 그는 무례해보인다. 이것은 발화자가 가진 실제 자격이나 능력과는 또 무관한데 전적으로 이미지에 의해 인식이 결정된다는 말이다. 없어보이는 사람이 투자에 대한 설명을 할 때와, 잘 빼 입었지만 사기꾼 같아 보이는 사람, 정말 전문 투자자처럼 보이는 사람의 발화는 똑같더라도 다르게 보인다.

이런 이미지가 반드시 공통적인 건 아니다. 청자가 발화자에 대해 가지는 인식이 각자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의 언행이 무례하게 해석 될지는 자신이 어떤 이미지를 상대에게 심었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무례함의 흔한 예로는 연예인 박명수와 같은 이미지를 가진 사람의 말에 사람들이 날카로운 잣대로 평가하지 않는다는 것을 들 수 있겠다.

이미지를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명품이다. 명품은 그 자체로 신분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왜 서민들이 명품을 구매하지 않을 권리가 없는가에 대한 칼럼은 서민에게는 그것 이외의 수단이 딱히 없다고 말한다. 그것이 그들을 최소한 중산층으로 보이게 할 가장 안정적인 수단이며, 상류층의 사람들은 이미 그 이외에도 자신이 속한 그룹이나 신분 또는 자기 자신이 증표가 된다. 하지만 요즘은 너도나도 명품을 소비하고 있으니 차별성을 위한 명품의 가격은 더욱 더 올라가고, 그 사회적 가성비는 더욱 떨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명품을 위한 소비가 사회로부터 얻는 이익보다 낮은 경우도 많다.

그 이외의 것으로는 외모와 목소리, 화법, 예절이 있다. 이것들은 전혀 모르는 낯선 사람의 이미지를 가장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요소들이다. 대부분 사회생활의 경우 이 정도를 가지고 첫 이미지가 만들어진다. 사회적 지위나 직업과 소속은 표현함으로써 이를 나타낼 수 있는 요소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진실한 이미지가 만들어질 수 있지만 확증편향을 무시할 순 없다. 초기 이미지가 좋은 사람은 깎아먹지만 않아도 이득이다.

글의 주제가 처음과는 전혀 쓸데없는대로 왔는데, 올해는 좋은 이미지를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 있도록 내면과 외면을 모두 가꾸는데 노력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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