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Jan. 20. 2019. 일요일 ‘게으름’

이번 한 주는 대단히 게을렀다. 운동은 3번을 갔는데 PT가 2번이고 토요일만 저녁 약속 전에 한 번 갔다. 휴가랑 교육이 겹친 바람에 팀이 잠시 텅 비었지만, 내 일이야 혼자하는 일인데도 왜 나태하게 살았는지 참 모를 일이다.

선물받은 노트북으로 친구들과 이번 주에만 20시간 넘게 게임을 했는데, 이러다가 인생이 망할 것 같다. 다시는 설치하지 말아야겠다. 이번 주엔 월요일 저녁에 아는 형이랑 놀고, 화요일 점심을 다른 사람이랑 먹었고, 수요일 저녁엔 왕십리에서 친구들이랑 만났고, 금요일엔 양재에서 친구들을 만났고, 토요일 점심과 저녁엔 후배와 아는 형님을 만나면서 시간을 보냈다. 돌아오는 주에도 약속이 있는데, 이런 고리를 좀 끊어야만 하겠다.

집은 있어봐야 출퇴근만 용이하고 조금만 피곤하면 집으로 달려가고 싶다. 차라리 신설동으로 이사 가는게 그다지 절약은 아니지만 집에 덜 늦게가는 방편이 아닐까. 김해로 내려갈 땐 회사에서 출발하니 달라질 게 없고 올라올 때는 서울역으로 오면 빠르게 올 수 있다. 매번 느끼지만 지금 동네는 집 근방에 유흥업소가 없어도, 종업원들이 사는지 새벽에 들어오는 사람이 많고 방음이 더럽게도 안된다. 집도 가성비가 쓰레기다. 내 집이라고 하면 소리도 좀 낼 수 있어야 하는데 방음이 정말로 최악이다. 입사한지 이제 만 6개월이 지나서 전세대출 요건이 되는지 잘 모르겠다. 아마 전세는 아니고 보증금이 좀 높은 월세가 될거라 직장인 신용대출을 해야할 것 같다. 금리 4%로 치더라도 보증금이 쎈 편이 월세 부담이 좀 적다.

다큐3일에서 지난주 방송으로 ‘공무원기숙학원’편을 방송했다. 우리나라에 현재 35만 명 정도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며 합격자는 그 중 1.7%에 불과하다고 한다. 전교생 400명이면 잘 쳐줘도 7명을 제외하고 모두 탈락이다. 이런 희망없는 시대에 공단기 같은 학원은 잘도 성장하고 있다.

노후, 취업 걱정. 내 친구들 대부분은 경찰이라 학창시절 노후 준비나 해고에 대한 이야길 서로 해 본 적이 없다. 하지만 난 이제 경기에 따라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는 걸 느낀다. 하지만 하는 짓은 공무원 마인드대로다. 실력이 뛰어나도 모자랄판에 지금 너무 무책임한게 아닌가. 위기의식을 가져야지. 주변의 사람들이 그런 걱정을 하는건 오버라고 하지만, 번듯한 사람도 사회에서 두 세번만 미끄러지면 혹은 한 번 크게 넘어지면 대부분 다시는 일어설 수 없다.

평일 중에 파고다에 영어회화 레벨테스트를 하러 갔는데, 1층에 있는 3대의 엘리베이터에 사람들이 놀이공원 마냥 줄서있다. 어느 정도인가 하면 줄을 세우고 탑승을 돕는 전담직원들이 있다. 요즘 대학생들은 정말 열심히 공부하는구나. 내가 이 사람들만큼 못한다면 대체 무엇을 기대할 수 있나. 그래도 오고 가면서 이리저리 치이고 고생하는건 정말 별로다.

이번 주에 나태했던 이유 중 하나는 그 날의 일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머릿속에 복잡한 것들을 정리되지 않은 상태로 넣고 다니면서, 마구잡이로 처리하다보니 집중도도 없고 현실감도 없었던 것이다. 잠깐 듣기로 매니저급의 능력은 우선순위 관리에서 드러난다고 했다. 매니저가 되면 자연적으로 생기는게 아니라 그 전부터 스스로 길러온 사람이 그런 성과를 내고 승진을 한 것이다.

이번 주는 지치지 말고 좀 더 잘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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