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Jan. 7. 2019. ‘출근’

자리엔 일찍 누웠는데, 잠을 늦게자서 그런지 비교적 늦게 일어났다. 알람도 언제 꺼졌는지 모르고, 아내가 나중에 모닝콜로 깨워준 덕분에 비교적 빨리 일어날 수 있었다. 어제 쌓였던 걱정은 막상 출근을 하고나니 사라졌고, 오늘은 그냥 이래저래 사람들과 이야길 한다고 편안하게 보냈다.

주말 부부인 우리가 마주친 첫 관문은 어디에 사느냐의 문제다. 서로 직장이 멀리 떨어져 있으니, 외벌이나 전근이 아니면 맞벌이로 함께 살긴 어려워보인다. 서울의 집 값은 정말 답이 없어보이니 그나마 만만해 보이는 경기도로 가야하는데, 위치도 좋으면서 저렴한 집은 어디에 있는지 도무지 모르겠다. 운이 좋아서 집을 구하더라도 육아가 만만치 않다. 요즘의 교육열은 그 끝을 모르고 높아져서, 어린이집부터 시작해서 결혼까지 장장 20년이 넘는 레이스를 뒷바라지 해야한다.

이렇게 보면 그나마 나는 기회가 있던 시절에 살았다. 사교육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수능의 비중이 매우컸고, 인강이 보편화된 시절이라 적은 돈으로 집에서 재수를 해 입시의 성공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역전의 문은 너무나 좁아져 내가 자랄 때를 생각하면서 자식을 키울 순 없는 일이다. 기러기 아빠의 슬픈 사례들을 접한 사람들은 여유가 되면 아예 이민을 가버린다. 해외에서 생활하면 돈이 더 많이 들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그 만큼은 필요하고 훨씬 가족에 신경쓸 수 있는 문화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얼마나 벌어야 풍족하지, 언제 행복한 인생이 오는지 고민하는 그 자체로 우리는 모두 불행하다. 나도 그 정답은 모르지만, 적어도 지금 많은 이들이 기를 쓰고 달려드는 곳에 있을 것 같진 않다. 일상에서 여유를 느끼지 못하고, 경쟁에서 이겼을 때나 성취를 할 때에만 기쁨을 느낀다면 인생은 결핍으로 가득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진정한 불행은 남은 시선을 신경쓰지 않고 내 기준에 맞춰 산다고 하더라도, 그 기준을 만족시킬 직장, 가정을 가지기가 너무나도 힘들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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