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Jan. 8. 2019. ‘친구’

서울에 처음 올라온 것은 2010년. 그 때부터 알고 지낸 사람들은 경찰, 정보보안 계열이 아니면 거의 없다. 서울에 다시 올라와선 이 친구들을 만난다. 회사에선 가끔 게스트를 초대해서 같이 점심을 먹을 수 있는데, 술을 먹지도 않아도 되고 단가도 김영란법에 해당 될 정도는 아니라서 서로에게 모두 좋다.

동기들도 이제는 조직 내에서 적응을 잘하고 있어서, 잠시 시간을 내거나 반차를 내고 올 정도의 여유는 된다. 퇴근하고 만나기엔 강남역이 괜찮다. 역삼은 물가가 정말 비싸지만 강남역은 젊은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라 가격이 대학가 정도까진 아니어도 부담이 적다. 물론 퇴근 시간에 강남역으로 향하는 건 정말 고역이다. 특히나 거길 지나서 퇴근 해야한다면, 지옥에 입장하는 것마저 한참 기다려야 가능하다는 말에 공감할 터이다. 이 구간을 지난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은 무조건 초과근무 시간에 넣어야한다.

서울에 올라왔으니 다시 만나고 싶은 친구들이 많다. 내가 대학원을 다녀온 탓에, 동기들과 나는 근무년수가 2년이 넘게 차이가 나서 동기들이 하는 이야기들을 알아듣기 힘들다. 사실 난 수사를 해보지 않고 나왔으니 경찰 출신이라고 하기에 애매하다. 그냥 그 조직의 문화를 오래간 겪은 것 뿐이다. 수사는 강의를 듣거나 해서 배울 수 있는게 아니다보니 귀한 지식이다. 그래서 변호사도 수사 경험이 있고 없고가 차이가 난다고 하는가보다.

개발자로서 친구들을 만날 때 좋은 점은 서로 싸울 일이 없다는 점이다. 같은 직장을 다녔다면 먼 미래에 승진으로 경쟁 할 수도 있고, 계급이 달라질 수도 있다는 게 불편함을 만든다. 특히나 후배가 승진했다는 소식이 들으면 많이 위축된다. 경찰의 시험 승진 과목 서술식은 내가 제일 못하는 암기와 손글쓰기의 영역이라, 난 정말 많이 뒤쳐질게 뻔했다. 보안을 하는 친구들과도 컴퓨터라는 건 같지만 사실 영역이 겹치질 않아서 아는 채 하면서 싸울 일도 없다.

여하튼 그런 친구, 동기들도 결혼을 하면 짧게는 10년 정도 보기 힘들어질테니, 각자 멀리 떠나기 전에 많이많이 만나야겠다. 졸업 후 5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연락하기 어색한 친구들이 있으니 10년이 지나면 어떨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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