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Thu, Feb 14, 2019. ‘건강검진2′

어제 아침은 쌀죽을, 저녁은 미음을 먹었다. 마침 몸살에 걸린 터라 어차피 먹어야 하는 김에 잘 먹었는데 문제는 관장약이다. 500mL의 물에 가루약을 타서 총 4번을 마셔야하는데 맛이 정말 고약하다. 대학교 동아리 첫 술자리에서 사발식을 할 때보다 위는 더 꿈틀거리고 맛은 술보다도 없다. 이거랑 비교하면 양배추 즙은 콜라 이상급의 맛이다. 그렇다고 안 마실 수는 없는 일이니 기왕 고생한 김에 결과나 괜찮으면 하고 바란다. 전번 검진 결과가 안좋다보니 이것도 안좋을까봐 걱정이된다.

오전에는 출근해서 미래에셋 퇴직연금 상담을 받았다. 우리 회사는 퇴직금을 연금 형식으로 매달 적립해주고 일정 수준까지는 매칭해주는데, 사실 내 적립 금액은 매달 코딱지만한 금액이라 이 정도도 상담을 해주나 싶다. 몇 번의 경험으로 펀드는 정말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냥 가장 이율이 좋은 예금으로 하기로 했다. 오래오래 다녀서 퇴직할 때 걱정이 없으면 좋겠다.

내시경 1시간 전. 직장 사람들과 이야기하던 중 어떤 분이 말하길. 어제 먹은 감기약이 아스피린 계열이면 내시경이 안되지 않나요? 이 말을 들으니 정말 정신이 아득했다. 그렇게 참고 먹은 관장약이 무용지물이라는 것과 그짓을 또 반복해야한다니… 검진센터 간호사 분이 알려주기로  감기약은 거의 아스피린 계열이 아니라고 한다. 다행히 영원히 잠들지도 않고 멀쩡히 깨어나서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내시경 후엔 항상 머리가 지끈거리고 배가 아프다. 특히 대장 내시경은 위 내시경보다 속이 쓰리고 아팠다. 다행히 용종같은 문제는 없다고 하니 위만 잘 관리하면 될 것 같다. 양배추즙이나 착실히 마셔야지.

일요일엔 드디어 금연 클리닉에 참여한다. 거기서 하는 말로는 담배를 참을 필요없이 끊게 해준다는데 정말 그렇게 가능할까 싶지만 믿어보기로 한다.

해로움. 나는 해로움을 끊을 때는 하나만 끊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참 간사해서 서 있으면 앉고 싶고, 앉아있으면 눕고싶고, 누워있으면 자고 싶어진다. 해로운 행동도 마찬가지로 맛있는 음식만 먹고 싶고, 그러다보면 술도 먹고 싶고, 담배도 피우고 싶고 먹고나면 드러눕고 싶어지는 식으로 끊임없이 부추겨대는 망 테크트리다. 아예 작정하고 한 번에 모두 끊어버리는게 상호 자극할 일이 없어서 훨씬 유혹이 덜하다.

사내의 엔지니어 뉴스레터에서 3월의 엔지니어로 추천을 받았다. 2월의 엔지니어 분이 추천해주셨는데, 자기 사진을 한 두장은 제출하는 모양이다. 눈에 띄기에 확실한 사진이야 경찰 제복을 입었을 때 사진이 제일 확실한데, 살 찌고 나선 사진을 안찍었으니 그나마 있는데 2011년 사진이다. 지금과 무려 30kg나 차이난다. 돌아가자. 그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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