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년대 미국의 인종 차별을 주제로 한 소설로 명석한 소년이 흑인이라는 이유로 누명을 써서 소년원과 같은 학교로 보내지는 이야기다. 이 학교는 대게 범죄를 저지른 아이들이 교도소 대신 오는 곳인데, 꼭 범죄를 저지르지 않아도 연고가 없는 아이들이 보내지기도 한다. 우리나라로 본다면 ‘형제복지원’ 사건이 여기에 해당할 수 있다.
어떻게 학교가 ‘형제복지원’과 같은 선상에 놓일 수 있느냐는 물음은 추후에 이 학교 부지의 발굴 작업에서 수십 구의 미확인 시신들이 발견된다는 사실로 답해줄 수 있다. 사람이 사라져도 바깥의 누구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 곳. 니클이라 불리는 이 학교의 또 하나의 특징은 이런 무자비한 행위들이 오로지 흑인 학생들에게만 적용된다는 사실이다.
책을 읽다보면 왜 흑인들이 인종 차별에 대해서 극도로 민감할 수 밖에 없는지 이해할 수 있다. 아주 먼 과거 세대로부터 축적되어 온 차별에 대한 분노가 현재까지 내려온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합리적인 사람이거나, 동양인을 차별하지 않는 평등주의자인 것은 아니다. 그들은 흑인에 대한 차별에 분노하고 있는 것 뿐이고, 이 책은 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는 과거에 대해 다룬다.
인종차별적 요소를 제거하면 이 책의 니클과 비슷한 것은 우리나라에도 많다. 상관에게 반항을 하게 되면 죽을만큼 맞을 수 있고, 의료 시설은 매우 열악해서 무능한 의사는 항생제 처방 이외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식사와 보급은 형편없고 분배되어야 할 물자는 시장으로 빼돌려 간부들의 주머니를 채우는데 쓰인다. 죽음은 의문사로 처리되고, 제대로 된 기록이 남지도 않는다. 우리 역사를 50년 전으로만 되돌려보더라도 이것과 비슷한 조직의 이름을 몇 개나 댈 수 있다. 하긴 ‘쇼생크 탈출’의 쇼생크 감옥도 니클과 크게 다르진 않다.
이 책을 읽고나면 개인이라는 것이 시대와 환경 앞에서 얼마나 무력한지 알게된다. 어떤 사람의 인생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과 끝이 정해져있는 경우가 있다. 운이 좋다면 시작도 좋고 끝도 좋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삶 전체가 고통의 연속일 수 있다. 가장 불행한 사람은 자신의 비운에서 벗어나려 하지만 결코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이다.
Books – 니클의 소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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