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여름
저승 택시
얼마전에 죽는 꿈을 꿨다. 정확히는 죽어서 택시를 타고 저승에 가는 꿈이다. 꿈에서 나는 음산한 택시를 타고 있었는데, 서울 시내인 것 같지만 어째선지 집으로 간다고 보이진 않았다. 나는 지금 이 택시가 어디로 가는 중인지 기사에게 물었다. 기사는 내가 죽었기 때문에 ‘저승으로 간다’고 대답했다. 그 대답을 듣자마자, 주마등처럼 내가 교통사고로 즉사한 장면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이어폰을 끼고 가다가 커브에서 튀어나온 차를 못 본 모양이다.
나는 살려달라고 싹싹 빌었고, 어찌 일이 잘 풀렸는지 살아나게 되면서 꿈에서 깨어났다. 만약 내가 잠을 잔채로 죽게된다면 이런 꿈을 꾸는 걸까. 섬뜩한 느낌이다. 내가 수면무호흡이 심한 편인데, 여차하면 그것 때문에 죽을 수도 있는 것 아닌다. 너무 이르지만 않다면 현실적으로 볼 때 잠자듯이 그렇게 가는것도 복이다. 사고나 병으로 끔찍한 고통에 시달리는 것보다야 훨씬 나은 일이다.
그래도 지금 가고 싶진 않다.
2019. 8. 11. diary (한글) 저승택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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