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인원이 많아지면서 사무실이 많이 한산해졌다. 이럴 때 휴가를 흥청망청 써버린 내가 원망스럽다. 어차피 일을 할거면 사무실에 나오는게 좋다. 밥도 나오고 운동도 할 수 있고 대화할 사람도 있고 집에 박혀있는 것보다 훨씬 좋다.
저녁엔 팀 회식이 있었다. 회사의 장점이라고 한다면 미련하게 술을 먹는 사람이 나 말고는 없다는 점. 그 덕분에 나도 폭주하지 않고 적당히 술을 마실 수 있다. 대화할 주제가 많으면 술 없이도 자리가 즐거운데, 어색하면 오히려 술을 더 마시는 것 같다.
말을 참 많이 한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이게 문득 좋은 것일까 생각이든다.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이 좋은 대화 상대방일까? 사람들마다 성향이 다르겠지만 남의 말을 들어주기보단 내 이야길 신나게 하는게 더 좋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나는 대화를 끌어낼 줄 아는 사람이 최고의 대화상대라고 생각한다.
말을 하는 것은 상대방이지만 실제로 가이드는 청자에 의해 이루어지는대화. 어색함을 피하기 위해 억지로 말을 끌어낸 것이 아니라면 상대방은 분명 흡족해할 것이다. 그런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건 타인에 대한 관심이다. 관심이 없으면 비단 사람뿐만 아니라 어떤 것에서도 특별한 점을 발견하지 못한다. 관심을 가지고 바라보면 사소한 것들이 대화를 끌어낼 수 있는 소재가 될 수 있겠지.
내가 어려움을 겪는 곳이 바로 여기다. 나의 거의 모든 관심사는 나를 향하고 있다. 그 덕분에 타인의 이야기를 하거나 참견하는 일이 적지만 대화에 있어서는 약점이다. 대화를 위해서 나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쓸데없이 많이 꺼내는 경향이 있다. 나의 모든 업데이트를 다 쏟아내는 경우도 있다. 장기적으로 매우 좋지 않다.
그럼에도 팀원들과의 저녁 식사는 즐거웠다. 코인노래방의 퍼펙트 싱어는 또 간만의 웃음벨이었다. 좀 더 잘 다듬으면 훌륭한 행사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 같다.
2019. 12. 23. diary (한글) 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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