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egories: 2020 (한글)Diary

2020년 1월 27일 월요일 (우한 폐렴)

우한 폐렴

비가 억수처럼 내린다. 내일 아침이면 서울로 향해야한다. ‘우한 폐렴’의 3번째 확진자가 강남을 활보하고 다녔다고 한다. 우리나라 방역 시스템이 제대로 돌아가고 있는지 걱정이된다. 나는 아직 젊은 편이니 설마 죽기야 하겠나 싶지만 그래도 걱정이 된다. 상황을 좀 더 지켜본 후에 서울로 올라가고 싶지만 휴가를 더 쓰고 싶진 않다. 상황이 충분히 악화되었다고 생각하면 아마 오피스에서도 리모트 근무를 권장할테니.

오히려 사람들과 접촉해야하는 아내가 더 걱정이다. 나야 원한다면 아무도 마주치지 않고 일할 수 있지만 아내는 그럴 수 없으니 더 걱정이된다. 지방의 의료체계나 방역 인프라는 서울에 비해 훨씬 열악할테니. 둘 다 젊으니 죽을 걱정은 안하지만 다른 가족들이 걱정이다.

크리에이터 클럽 번개가 거의 불발 되었다. 하나 둘 빠지기 시작하더니 결국, 9명 중 6명이 사정이 생겨서 못온다고 한다. 어떤 약속이든 막상 당일이되면 귀찮아지기 마련이다. 연휴에 쌓인 피로와 흐린 날씨에서 생기는 귀찮음. 이럴 때 누구 하나 먼저 불참을 시전하면 나도 거기에 끼어서 불참을 선언하곤한다. 그런 귀찮음의 연쇄반응이 한바탕 일어나고 나면 이내 모임은 홀쭉해지거나 없어지기 십상이다.

이런 일을 막으려면 회비를 걷어놓는게 제일 좋다. 당일 취소에 더해 회비를 돌려달라고 하는 건 심리적 장벽이 더 높다. 여기에 당일 취소나 전일 취소에 대해 환불 금액 규정을 달게되면 더 참석율을 높일 수 있다. 신청을 할 때는 그 룰에 대해 동의할 확률이 높다. 생각해보니 스키장 비용도 얼른 정산 해야겠다.

아내가 보너스를 받아왔다고 용돈을 100만원을 준다고 한다. 너무 행복하다. 이걸로 뭘하지 하다가 운동화를 새로 하나 사고 아내 귀걸이를 사주기로 했다. 서울로 돌아가서는 다시 아껴 살아야지. 불로소득자들을 보면 한 푼 두 푼 아끼는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지만, 그 사람들도 없는 시절에는 아껴 살았을 수도 있고 내가 그 사람들만큼 수완이나 운이 있는게 아니라면 아껴 살아야겠지.


2020. 1. 27. diary (한글) 우한 폐렴

admin

Recent Posts

2025년 10월 12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76주차

AI AI Agent들이 어느 정도 유용한 건 맞지만, 생각보다 성능이 그렇게 시원찮은지는 모르겠다. 특히나 코드…

2개월 ago

2025년 9월 21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73주차

중간 점검 시간이 얼마나 빠른지 여름이 훌쩍 지나 3분기는 이제 겨우 한 주가 남아, 올해의…

3개월 ago

2025년 9월 7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71주차

금주 금주를 시작해보기로 했다. 이미 술을 먹기로 하고 잡은 2개의 회식들은 예외로 하고, 나머지 자리에서는…

3개월 ago

2025년 8월 31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70주차

티앤미미 예약이 그렇게 힘들다는 티앤미미를 처남네가 운좋게 예약해서 어제 저녁 다녀왔다. 딤섬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는데,…

3개월 ago

2025년 8월 17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68주차

아난티 부산 시설과 고객 서비스가 이렇게 극단적으로 다른 방향인 호텔이 있을까 싶다. 시설의 퀄리티는 5성급이라기에…

4개월 ago

2025년 8월 3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66주차

스트레스 관리 ENTJ 성격 특인지는 몰라도, 나는 계획했던 일에 변수가 생기면 그 순간 큰 스트레스를…

4개월 ago

This website uses cook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