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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2월 26일 토요일 – 자소서 첨삭

회사에서 겸직 허가를 받아서 자소서 첨삭 서비스 사업을 시작했다. 예전에 쓰던 핸드폰으로 알뜰폰을 개통하고, 홈택스에서 사업자 등록을 했다.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 자소서를 여럿 봐준 적이 있어 한 번 해보면 좋겠다 싶던 중 용돈벌이로 해보기로 했다.

자소서를 완전히 대필해주는 일은 하지 않는다. 완성된 자소서를 피드백 해주는 일은 온라인 평점을 남기는 것만큼 쉽고, 완성된 자소서를 첨삭해주는 건 수리 견적을 내주는 정도이고, 리팩토링을 해주는 일은 리모델링 만큼 품이든다. 완전히 새로써주는 일은 최소한 재건축에서 아예 공터에 집 짓기만큼 힘들다.

재능거래 사이트들에 등록을 하려고 하니 너무 많은 경쟁자들이 보인다. 여기서 내 아이템이 선택될 확률은 광고를 때리지 않고선 없어보인다. 나는 고작 1천자에 5천원을 받는데, 비싼 광고는 일주일에 90만원을 요구한다. 90만원이면 몇 자를 첨삭해야하지. 1자에 5원이니까 18만자를 첨삭해야한다. 18만 글자를 일주일안에 어떻게 읽지.

사업 초기인 지금은 손님이 없어서 모든 것이 마이너스다. 견적을 발송하는 비용도 나가고, 첨삭 템플릿 디자인을 맡기는 비용도 나간다. 참 자영업이 힘들구나. 막연히 쉬운 일이라 생각했었는데 정말 어렵다. 회사 밖의 삶이 이렇게 힘들다니… 성공할 수 있을까? 어떻게 고객 한 명을 받아서 3만원을 벌었다.

요근래 아내에게 계속 얻어먹어서 오늘 저녁은 내가 배달음식을 샀다. 맛이 정말 특별할게 없는데 2만 5천원이다. 오늘 수입을 다 쓴셈이다. 월급이 아닌 자영업으로 돈을 벌어보니 돈 나가는게 참 허무하다. 내 월급은 고스란히 저축하고 부업으로 버는 걸로만 생활하면 과연 생활이 될까?


2020. 12. 26. diary (한글) 자소서 첨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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