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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8월 24일 월요일 – 의사 파업

의사 파업

기분 탓인지 몰라도 이번 정권에서는 갈등이 끊일 새가 없어보인다. 이번엔 공공의대 설립을 이슈로 전공의 집단 파업 사태가 벌어졌다. 내가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하필 코로나로 민감한 시기에 이걸 끄집어 냈어야 했냐는 점이다. 공공의대 설립 취지는 지방의 열악한 의료 인프라와 기피과 인력난 해소로, 이에 대해 의협은 비현실적인 수가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의협의 주장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돈’ 때문에 불가능하다. 현재의 건보료 재정도 계속해서 적자를 보고 있는데 현 상황에서 의료수가를 높일 수 있을리 없다. 그래서 차악으로써 공공의대를 설립한다고 생각하면 이해할 수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지만 지방 의사와 기피과 의사 수를 늘릴 수는 있다. 다만 그 의료의 질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시민들이 의아해하는 점은 공공의대 설립 자체가 아니라 신입생 선발 방식에 있다. 뉴스를 통해 알려진 바로는 도지사와 시민단체가 일부 신입생 및 추천 권한을 가진다고 한다. 추천을 받는다고 반드시 입학되는 건 아니지만, 애초에 이런 선발 특혜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 변명의 여지가 없는 음서제다.

기존의 대입 수시와 입학사정관제도 또한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이 제도는 사실상 시험의 변수를 없애 기득권층의 대입을 보다 안정적으로 만들어준다. 사교육 과열을 이유로 대입 산정에서 사라진 올림피아드 수상도 대회 자체는 공정했다. 수시와 입학사정관은 공정함에서 발생하는 변수를 최소화한다.

객관적으로 치러지는 시험은 서민의 마지막 희망이다. 수많은 이들이 9급 공무원 자리 하나를 가지고 수 년을 독서실에서 보낸다. 의대를 가려고 몇 년이나 수능을 다시 본 학생들도 많다. 시험은 신분 지위에 관계없이 모두에게 평등하다. 시험이 인재 선발에 만능이냐 묻는다면 주관적 추천 선발은 무슨 이유로 합리적인지 되묻고 싶다.

사람들의 분노는 공공의대 설립 자체가 아니라 그 갈등을 굳이 지금 점화하는 것과, 그 말도 안되는 선발 방식에서 온다. 비단 의대가 아니더라도 지금의 입시 제도는 수정될 필요가 있다.


2020. 8. 24. diary (한글) 의사 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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