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15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59주차
제주도
가족여행으로 제주 신화월드를 다녀왔다. 두 달전에 예약을 했는데, 조식이나 워터파크 옵션없이 메리어트 수영장만 이용가능한 옵션으로 진행하니 하루 숙박비 13만원 정도로 나름 싸게 예약했다.
렌터카는 SK렌터카를 예약했는데, 한 달에서 한 달 반 이전에 예약하는게 제일 싸고 많은 선택지가 있어보인다. 포르쉐 타이칸을 90% 할인받아서 보험 포함 총 40도 안되게 예약을 했었는데, 어떤 망할놈이 완파를 냈다고 연락이 와서 어쩔 수 없이 다른 전기차로 바꿨다.
항공은 티웨이를 타고 다녀왔는데, 서울에서 오갈거면 델타 항공 마일리지를 털어도 되겠다. 7월 제주도 여행은 남은 델타 마일리지를 털어 대한항공을 타고 간다.
신화월드는 중국 관광객이 엄청 많고, 음식값이 정말 비쌌다. 우리는 수영장이나 피트니스만 사용하고, 식사는 거의 밖에서 해결했다. 조식이나 석식이 서울 5성급 호텔이랑 가격이 거의 똑같기에, 편의성을 따질게 아니면 굳이 리조트에서 먹을 이유가 없어보였다.
제주도는 10년 전 대학원 시절에 친한 동기들을 보러 온 것이 마지막이다. 그 때랑 비교해서 뭐가 달라졌는지는 몰라도, 가는 곳마다 서비스가 친절하고 음식도 맛있어서 좋은 추억들만 잘 쌓고 돌아왔다. 제주도를 갈 바에야 해외여행을 간다고 하지만, 그러기엔 제주도 가는 비행기는 모두 만석이었다.
일기를 쓰는 오늘 문득 핸드폰에 그때 찍은 사진들이랑 영상들이 추천으로 올라왔는데, 역시나 여행은 다녀버릇해야 나중에 돌아볼 추억들이 많이 쌓이는 듯하다.
결혼식
제주도에서 돌아오는 일요일이 친구의 결혼식이었다. 친구의 결혼식이 저녁 6시이고, 내 비행기의 착륙이 오후 4시 45분이어서 시간이 정말 빠듯했다. 그나마도 지연되면 답이없는 터인데, 공항에 가보니 오늘자 항공편은 모두 줄줄이 지연된터라, 좀 글렀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다행히 내 비행기는 정시에 보딩을 했고, 조금 늦게 이륙했지만 좀 밟았는지 착륙은 정시에 맞춰서 했다.
김포공항에서 열심히 달려 9호선 급행을 타고 다행히 결혼식 10분전에 도착했다. 친한 친구들 중은 이제 거의 다 결혼을 해버렸고, 남아있는 친구들도 결혼식을 잡아놓은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대학 동기 결혼식이니 정말 오랜만에 얼굴을 보는 동기들도 많았는데, 원래도 안친했던 동기들을 오랜만에 보려니 참 어색해서 사진찍는 시간이 정말 길었다.
이 친구는 전공의를 하고 있어 일주일에 고작 하루를 쉬는데, 결혼마저 해버렸으니 이제 정말정말 보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다. 결혼을 하고도 자주보려면 아무래도 가족끼리 친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찰스 H.
광화문 앞에 있는 최고급 호텔인 포시즌스호텔 지하에는 찰스 H. 라는 바가 있다. 지난 번 팀 회식을 위해 종로 야장으로 가던 중 ,누군가 문득 찰스 H의 감자칩이 살면서 먹어 본 것 중 최고였다는 말을 했고 그 말을 듣고 우리는 그곳으로 행선지를 바꾸려했다. 그러나 우리는 모두 반팔 반바지를 입고 있었고, 드레스코드 규정상 출입인 안된다고 하여 결국 야장에서 즐겁게 먹었다.
그리고 저번주 월요일에 다시 모두가 복장을 갖춰입고 출근을 해 찰스 H.에 가자는 약속을 했고, 나름 캐주얼 정장을 입고 출근했다. 나름 그게 회사에서는 신기한 일이라 사람들이 모두 팀에 무슨 일이 있는지, 결혼식을 가는지 궁금해했다. 전통 대기업이나 공직사회랑 비교했을 때, 완전히 180도 다른 문화에 살고 있다는 것을 이 때 느꼈다. 차려입은 김에 점심에 카페나 가자고 해서 밖으로 나왔는데, 확실히 센터필드가 GFC에 비해 옷차림이 캐주얼하다.
찰스 H는 나름 가성비였다. 이번 달까지만 해피아워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운영하는데, 그 시간에는 칵테일 + 안주 세트가 5만원이다. 단품으로 각각 시키면 대충 8만원 넘어가는 가격. 우리는 5명이라 다섯명 해피아워를 시키니 안주가 엄청나게 푸짐해졌다. 거기에 감자칩은 진짜 맛있어서 8번? 9번 정도 리필했던 것 같다. 술은 2잔 정도 마시며 4시간을 놀았는데, 그 분위기가 말도 못하게 좋았다. 다음 달에도 해피아워가 있다면 아내랑도 와보고 다른 친구들이랑도 와보고 싶다. 해피아워가 아니더라도 한 잔 정도 마실거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포시즌도 그렇고 AC 호텔도 그렇고 바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외국과 정말 똑같다. 그래서 외국인 투숙객이 많은건지도 모르겠지만, 해외의 길거리나 바의 분위기를 거의 똑같이 재현해둔 느낌이라고 할까. 마치 산타클라라의 설빙에 갔을 때, 한국식 인테리어와 음악을 해놓은 걸 보고 느끼는 감정과 비슷한 감정을 서양에서 온 외국인들이 느끼는지 않을까.
피부과
인디언 주름을 없애고 싶었는데, 어쩌다보니 눈밑 지방도 제거하게 됐다. 눈밑의 지방을 일단 제거한 다음에 허리에서 채취한 지방을 가지고 얼굴 여기저기에 이식해서 주름을 자연스럽게 제거해준다고 한다.
내가 다이어트를 정말 성공적으로 하기는 했는지, 허리 지방이 적어서 뽑는데 좀 어려움이 있었다고 한다. 물을 주사해서 어찌저찌 한 모양인데 나름 고통이 있더라. 보통 병원에 갔을 때, 그 시술이 아프면 쿠션이나 인형이나 기타 손에 쥘 것을 주는데 지방 채취 시작전에 손에 귀여운 인형을 하나 안겨줬다. 역시나 좀 아팠다.
시술전에 얼굴을 세안해준 분이 자기도 이 병원에서 둘 다 받아봤는데, 지방 채취가 솔직히 말해서 아팠다고 했는데 사실이었다. 그래도 그 분을 보니 자연스럽게 잘되면 효과가 아주 만족스러울 것 같아서 좋았다. 내년 여름이 오기전까지 하고 싶은 것들 모두 다 해야지.
리엔트리 퍼밋
드디어 리엔트리 퍼밋이 도착해서, 8월에 대사관에 아내와 가기로 했다. 얼른 시민권을 따서 불안한 신분상태에서 벗어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