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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5월 18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55주차

하와이

회사 워크샵으로 하와이를 다녀왔다. 당초 일요일까지 더 놀다가 올 계획이었으나, 수영장에서 강풍에 날아온 파라솔에 얻어맞는 바람이 좀 다쳐서 빠르게 귀국했다. 크게 다치거나 한 건 아니지만, 요 며칠 운수가 좀 사나운 것 같아서 괜히 나다니지 말고 몸을 사리려고 했다.

돌아오는 길도 역시나 운수가 사납게도 쉽진 않았다. 전날 급하게 비행편을 바꾼 덕분에 연결편이 없었고, 호놀룰루 공항에서 짐을 찾아 다시 대한항공 체크인을 해야만했다. 당연히 나를 빼고, 나머지 모든 사람들은 연결편이었기에 터미널2에는 나만 있었다. 터미널1에서도 체크포인트를 통과하고 터미널2 쪽의 게이트에 갈 수 있었고, 그 쪽 체크포인트는 줄이 한산했다. 반면 터미널2의 줄은 2시간도 넘게 길었다. 나는 TSA Pre를 가지고 있었으나 줄을 잘못서서 일반 줄에 갇혔다. 보딩 20분 전 그 줄을 버리고, TSA Pre를 간신히 찾아 달려서 탑승장에 도착했더니, 비행기 지연방송이 나왔다.

하와이에 와서 사람들이랑 그다지 잘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다. 내가 그다지 그룹 활동을 즐기는 사람이 아니었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지금 팀 사람들과는 그렇게 친하지 않고, 이전 팀에 기웃거리는 것도 어색해서인지 모른다. 그래도 좋았던 건 살이 빠지니 나를 못 알아보고 지나치는 사람들이 많아서, 인사를 나눌 때마다 그런 말을 듣는게 좋았다. 아무튼 제대로 살을 잘 뺐다는 것이니.

수영장에서 파라솔에 맞은 사건은 크게 충격이었다. 걸어가다가 난데없이 얼굴을 맞고 넘어졌고, 이마에 혹이나고 몸 곳곳에 찰과상과 타박상을 입었다. 공식적으로 클레임을 넣어, 하얏트 측 보험사의 협상 과정이 시작되었다. 현지에서는 ER이나 Urgent Care를 가봐야, 남은 여행시간만 낭비할 것이 뻔해서 가질 않았다. 내일 한국 정형외과를 가서 진단을 받을 계획이다. 기왕 여행을 망친 것 보상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

제주도

7월에 혼자 제주도를 간다. 항공권은 델타항공 마일리지를 쓸 수 있어서 공짜로 구했다. 숙소는 저녁에 같이 식사를 하거나, 포틀럭이 있는 1인 여행자용 게스트하우스를 구했다. 5일 정도 머물 예정이며, 한라산을 등반하고, 일출을 보고, 가능하다면 서핑도 하고 싶다. 혼자서 여행을 가본 적이 없는데, 올해는 여태껏 안해본 많은 것들을 다 해보고싶다. 하와이를 다녀와서 느꼈지만, 누군가 내 옆에 있든 없든, 아무 상관없이 온전히 혼자서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물론 그래도 가족이 제일 소중하다.

프로포즈

아내를 처음 만날 때 입었던 것과 꼭 같은 경찰대학 2학년의 정복을 입고 프로포즈를 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집 앞에서 한거라 아내가 감동해서 엉엉 울거나 하진 않았고 그냥 신기해했다. 아무튼 오래동안 미뤘던 프로포즈를 결국은 했다. 프로포즈 선물은 하와이에서 사왔다. 이걸 하려고 열심히 살을 뺐는데, 좀 허무하다. 그래도 이왕 살을 뺐으니, 더 건강해지고 계속해서 리즈를 갱신해나가야지.

시차적응

16시간 공복을 통한 시차적응법은 정말 완벽하다. 하와이에 갈 때와 올 때 둘 다 이 방법을 사용해서, 전혀 시차문제를 겪지 않았다. 라운지나 비행기에서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건 정말 아쉽지만, 일주일 내내 시차로 헤롱거리는 것보단 훨씬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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