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이 진행되는 방식은 대게 이렇다. 일을 처음 받았을 때는 간단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간단한 것을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른다. 그 간단한 것을 할 수 있을 것처럼 느껴지는 단계에 도달하면, 곧 문제가 내 생각과는 조금 다르다는 걸 알게된다. 그 작은 차이들이 쌓이면 큰 차이를 만들고 그 때문에 다시 엄청난 고생을 한다. 겨우겨우 다시 해결의 길에 진입하면,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들이 발생한다. 즉, 문제 해결과 새로운 문제 발견의 연속이다. 그에 따라서 내 감정도 오락가락한다.
‘알고리즘, 인생을 계산하다’라는 책을 하루에 한 챕터씩 읽기 시작했다. 뭐 그다지 실제 인생에 도움되는 내용은 아니다. 그래도 어떤 상황들에서는 적용시켜 볼만한 아이디어들을 얻을 수 있다. 가령 다음과 같이 아는 사람들에겐 유명한 문제다. 당신이 산을 올라가던 중 수학여행을 온 여학교 학생들이 하산하는 것을 발견한다. 그 중의 한 명의 번호만 딸 수 있다고 가정할 때, 가장 마음에 드는 사람의 번호를 받을 확률을 극대화 하는 전략을 구하는 문제다.
이 문제에는 현실과 다른 부분들이 있다. 실제론 번호를 여러개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번호를 딸 확률이 1이 아니라는 점, 번호를 받아도 연락에서 씹힐 확률이 높다는 점이다. 여튼 이런 문제들을 고민해보는 건 나름 즐거운 유희다. 이 책을 통해 인생의 다른 동기들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좋다.
이 책의 2장에서는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탐색)이 친숙한 것들보다 만족스러울 확률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에도 이 방식은 적용될 수 있을까. 내가 속한 집단을 깨고 나와 그 밖의 사람들을 만나는 건 좀처럼 어려운 일이다. 그 자체가 낯섬으로 가득하다. 그렇지만 도전해볼만한 일이기도 하다.
2019. 8. 6. diary (한글) 일의 사이클, 독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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