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7월 24일 수요일 – (런던 출장 5일차, 런치 게스트, 위키드)
런치 게스트
우리 회사엔 ‘ 런치 게스트 ‘로 외부 손님을 초대할 수 있다. 여러 목적이 있을 수 있지만 내 경우는 단순 ‘Social’이다.
해외 오피스에서도 이게 가능할 줄 몰랐는데, 함께 여행 온 가족이나 친구분을 초대해도 된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런던 최고 관광지는 Google UK라고 생각하던 차에 정말 잘 됐다.
마침 아내는 연수중인 친구와 선약이 있어, 아내와 아내 친구가 같이 놀러오기로 했다.
신기하게도 셋은 같은 고향 출신이다. 아내의 친구는 내가 졸업한 고등학교의 선생님을 하고 있다고 한다.
나는 학교를 다닐 때 수업에 집중하기보단 수능 공부에 집중했었다. 그 때는 정시 비중이 높해서, 학원의 역할이 컸던 시절이다.
요즘엔 수시와 정시 비중이 완전히 뒤바뀌어, 생기부가 엄청나게 중요하다고 한다. 현 제도에서 내가 대학가기는 힘들 것이다.
교육 제도는 참 어렵다. 학종의 장점이라면, 그것이 나름 교권이 강해지고 학생이 학교 수업에 집중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반면에 학교와 소득 격차에 따라 입결이 결정되는 경향이 심화될 수 있다. 말 그대로 빈익빈 부익부가된다.
공교육 현장의 교사 능력치가 모든 지역에서 절대로 동등하지 않기 때문에, 이것은 장기적으로도 큰 문제가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나는 ‘수능’이 가장 공정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인강이 보편화되면서, 교육의 질을 상항 평준화시킨 것이다.
하지만 그 때문에 내신이 불리한 학교에서 자퇴생이 발생하고, 학교 수업이 무시되는 부작용들이 너무 많았다.
두 마리를 모두 잡는 방안은 정녕 만들 수 없는지 모르겠다.
위키드
오늘 저녁엔 뮤지컬 ‘위키드’를 보러갔다. 회사 동기 한 분과 아내와 셋이서 함께 가기로 했다.
빅토리아 극장 옆엔 ‘Lime Orange’라는 한식 집이 있는데, 구글 지도 평점이 좋아서 그런지 사람이 바글바글하다.
대놓고 새치기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좁지만 무조건 안에 들어가서 기다려야한다. 맛은 그냥 보통이다.
폭염이라 그런지 극장안도 정말 후끈후끈하다. 들어갈 때 산 콜라가 10분도 안돼 미지근해져 찝찝하다.
공연 내내 땀을 흘리면서 지켜봤다. 자리는 나름 앞이라 공연은 잘 보였는데, 여기에도 자막 서비스는 없다.
이번엔 스토리를 먼저 보고갔다. 런던 극장의 신기한 점은, 오프라인 예매가 온라인보다 저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리와 함께 간 회사분은 이틀 전에 극장에서 직접 표를 구매하셨는데, 온라인에서 구매한 우리보다 훨씬 저렴했다.
심지어 자리도 우리 좌석 바로 앞 자리였다. 위키드 한국 공연 가격이 14만원 수준인걸 감안하면 거진 반 값이다.
‘위키드’는 정말 볼만한 가치가 있는 뮤지컬이다. 런던에서 본 세 번의 공연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뮤지컬이다.
극 중 노래인 ‘Popular’는 그것만 들어서는 차짓 밝은 내용의 뮤지컬이라 착각하게 만든다.
실제 스토리는 그렇진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보는 내내 짠했으며 특히 마지막 장면은 여운을 주면서도 많이 슬펐다.
집은 여전히 덥다. 이젠 얼음통을 껴안고 자는게 자연스럽다. 다행스럽게 이틀만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
금요일 공항 파업이 연기됨에 따라 비행기 정상 운행이 가능하다는 소식을 다른 분이 알려주셨다.
2019. 7. 24. diary (한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