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월 19일 금요일 – (오랜만의 독서)

아침 일찍 일어났다. 운동도하고 일도 하고 공부도 할 요량으로. 문득 책을 읽고 싶어졌다. 요즘에 화제의 인물인 ‘김웅’ 검사와 ‘이국종’ 교수의 책을 읽는게 좋다는 생각이 들었다. 에세이니까 한 두시간이면 쉽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오전에 시작한 읽기는 오후 6시가 되어서야 끝났다. 그것도 읽고나서 제대로 기억에 남는게 얼마나 되나 다시 책을 뒤져봐야 할 정도였다. 나이가 들었는지 아니면 그냥 멍청해진건지 모르지만 독서 능력이 많이 떨어졌다.

에세이를 통해 타인의 삶을 바라보는게 괜찮은 방법일까? 냉정하게 생각해보자면 아니다. 책이나 방송 같은 것들은 필연적으로 제작자의 의도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다. 저자의 의도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면 문제가 없겠지만 과연 그럴까? 책을 읽고 독후감을 쓸때까지만 해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든다. 내가 에세이를 쓴다면 지금까지 써온 수많은 일기 중에서 내가 만들고 싶은 이미지에 가까운 것들을 골라내겠지. 그리고 그 이미지와 맞지 않는 것들은 오히려 블로그에서 삭제해버리지 않을까.

에세이를 통해 타인의 삶, 나와 다른 영역을 볼 수 있겠지만 그건 전체의 일부를 편집해서 가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걸 본 것만으로 전체를 본 것처럼 인식하면 안될 일이다. 하지만 항상 하면 안되는 일은 하기가 참 쉽고 올바른 방법은 어렵기만하다.

오늘 오전부터 오후까지 읽은 책이 그저 일부라면 나는 왜 이 책을 읽은 것일까. 이렇게 생각하니 너무 또 회의적이다. 뭐 아주 조금이라도 책에서 얻은게 있다면 다행이라는 생각 정도로 만족해야하나. 보컬레슨에서 노래를 바꿨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난 괴물’이라는 넘버다. 한 세 네번을 했는데 머리에 극심하게 두통이온다. 집에 돌아와 누워도 여전히 두통이다.


2020. 1. 19. diary (한글) 오랜만의 독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