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26일 화요일 – 정의연 사태
정의연 사태
오늘도 아침 8시에 일어났다. 날이 아직은 쌀쌀한 것 같다. 출근하는 아내와 통화를 마치고 아침을 먹은 후에 씻고 집을 나서니 어느 새 9시가 훨씬 넘었다. 얼른 오피스에서 아침을 먹는 날이 오면 좋겠다.
오피스의 시간은 참 빠르게 흘러간다. 미팅을 마치면 점심 시간이 되고 점심을 먹고 일하다보면 운동 갈 시간이 되고, 운동이 끝나면 저녁 시간이 된다. 오늘 저녁에는 그간 긴 머리도 정리한다고 좀 더 빨리 회사에서 나왔다.
헬스장 TV에서는 요즘 이슈인 ‘정의연’ 문제에 대한 여러 보도가 흘러나온다. 어떤 편이든지 모든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건 확실한 것 같다. 피로가 몰려온다. 인류가 멸망하는 순간까지 한 번이라도 이런 이슈없이 평온한 시대를 누려볼 수 있을까? 사실 그 시대라고 진정 평온할리는 없다. 그 문제가 드러나기 전일뿐이지.
문득 분노하는 것에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의문이든다. 보이지 않는 거대한 힘이 우리가 들어있는 상자 속에 끊임없이 분노의 재료를 투입하는 것 같다. 우리의 분노에서 나오는 에너지로 누군가 이득을 취할 사람이 있을까. 좌든 우든 그들이 제시하는 문제에 대해 분노하는게 의미가 있을까.
나와 관계없는 이들의 전쟁에 내 감정이 소모되는 느낌을 받는다. 차라리 깔끔하게 한 쪽이 한 쪽을 죽이고, 다른 쪽이 또 한 쪽을 죽이고 끊임없는 숙청을 하며 자정작용을 하는게 어떨까. 저런 이슈들 모두 대중의 관심이 멀어지고 난 후에는 용두사미식 결과를 맺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좋지 않은 우리나라의 기부문화가 더욱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피해는 진짜 기부가 절실한 이들이 보겠지. 부패를 저지른 인간들, 덮어높고 기부가 병신짓이라고 하는 인간들 모두 자기 손에 피묻지 않는 살인을 저지르는 셈이다. 모두 깔끔히 세상에서 사라졌으면 좋겠다. 다시는 그런 사람이 태어나지 않게 연결된 유전자 전체가 없어지면 좋겠다.
오늘도 한 명의 트랜스퍼 소식을 들었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떠난다. 더 좋은 기회, 넓은 세상을 보기 위해서겠지. 내가 조금 더 도전적이었다면 나도 한국을 떠났을텐데, 이 편리함과 익숙함을 포기하기가 참 어렵다. 이런 이슈들로부터만 자유로워지면 행복해질텐데. 전체 이용가 수준의 세상만 보고 싶다. 그 이상의 이슈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세상에서 지워버리면 좋겠다.
2020. 5. 26. diary (한글) 정의연 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