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월 8일 금요일 – 정형외과

청담동에 있는 제일정형외과 병원은 그 층수만도 지상 지하를 합쳐 20층에 이르는 거대한 건물이다. 호텔에서 도보로 5분 위치에 있는 이 병원은 코로나 때문인지 한산했는데, 라파메디앙스보다 훨씬 더 정돈된 분위기였다. 인테리어는 대학병원과 비슷했지만, 공간은 훨씬 널찍했다. 거대한 대기업의 느낌이다. 이곳 병원장이 벌어들이는 소득은 아마 한 달 소득만해도 웬만한 직장인 연봉의 수십배는 되지 않을까.

내 증상은 양쪽 무릎 통증으로 걸을 때는 괜찮지만 운동을 하면 아프다. 작년 11월 라파메디앙스에서 찍은 MRI를 가지고 갔는데, 엑스레이는 여기에서 다시 촬영했다. 혹시 입원을 해야하나 한껏 긴장을 하고 갔는데, 큰 특이 소견이 보이지 않으니 그냥 하체 운동을 하지 말고 그냥 쉬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MRI상이나 엑스레이나 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기분이 좋다기보다 찝찝한 느낌이다. 차라리 약을 먹거나 시술을 할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텐데 정상 아닌 정상 판정을 받은 느낌이다. 통증이 없는 건 아니니까. 올해 건강검진을 받을 때 추가 항목으로 넣어서 검사를 해봐야겠다.

돌아오는 길에는 KTX를 탔다. 강남에서 다시 공항까지 가기도 귀찮고, 당일 비행기는 KTX 특실과 요금이 비슷하다. KTX 특실은 1인석이 있는게 참 좋다. 일반실은 좌석이 좁아서 힘든데 1인석은 쾌적하게 갈 수 있다.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만 뺀다면. 요즘은 한 3시간까지 걸리는 것 같은데 고속버스랑 비교할 때 크게 메리트가 있나 싶다.

요즘에 ‘생산직툰’ 이라는 네이버 웹툰을 보고 있는데 다들 취업해서 먹고 사는 일이 여간 힘든게 아니다. 이 웹툰의 작가는 개인 사정으로 인해 웹툰 작가의 꿈을 포기했다가 다시 도전하게 되었다고 한다. 단순히 시간을 돈과 바꾸는 삶에서 벗어나 꿈을 위해 도전하는 작가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드러눕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2021. 1. 8. diary (한글) 정형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