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16일 일요일 – 서울 생활 146주차
다이어트 정체기
76kg를 기점으로 살이 76~77kg를 왔다갔다 하고 있다. 지난 주에는 약속이 특히나 많아서, 대비를 한다고 운동을 많이 했는데도 어쩔 수가 없다. 다음주에도 회식이 최소 2개는 있으니, 운동을 빡세게 해더라도 감량이 될까 싶다.
특히나 가장 안빠지는 부분이 뱃살인데, 복근이 나와도 뱃살이 있으니 제대로 보이지 않고 좀 흐물흐물하게 늘어져 보여서 살을 빡세게 빼지 않는 이상 좀 답이 없다.
노잼 사람
나이가 점점 들면서, 내가 재미없는 사람이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늘어간다. 슬슬 회사에 나보다 나이 어린 분들이 많다보니, 같이 있을 때 내가 하는 이야기가 지루하지 않나 재미없나 그런 걱정이 좀 든다. 사람들이 웃어도 이게 진정 재미있어서 웃는걸까, 그런 생각이 좀 든다.
나이가 들수록 말이 많아진다고 하는데. 재미없는 이야기를 길게 늘어놓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그런 사람은 다같이 먹는 회식에서 모든 요리마다 맛없는 자신만의 향신료를 뿌려대는 사람이야. 하지만 그런 사람들 누구도 자기자신이 재미없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진 않겠지.
언젠간 내려놓을 때가 오겠지만, 지금은 너무 빠르지 않나. 무섭다.
주식 시장
자고 일어났더니 만달러가 사라졌다. 분명 이번에 5천달러를 채워넣었는데, 채워넣기 전보다도 5천달러가 빠지다니. 나는 거지다. 이제 택시는 절대 안타고 회사에서 삼시세끼를 먹을 생각이다.
맛집
그래도 너무 생활을 극단적으로 조이면 안되니, 한 달에 한 두 번은 가격에 상관없이 아주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다. 이번주에 양인환대 극진을 다녀왔는데,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먹고 나올 때 다음 예약을 잡으려하니, 금요일은 이미 걍 다 차버렸고 목요일이 11월 말에 열려있어서 일단 자리를 잡고 나왔다.
그래도 불경기인 것이, 캐치테이블에 대기를 걸어둔 유명식당들 중 캔슬되는 곳이 꽤나 있다. 물론 나도 예약전에 내 주식 잔고를 봤더라면 안갔을 것 같다. 이번 달은 환영회니 회식이니 많으니 일단 먹고, 다음 달부터는 딱 두 번만 행복하게 먹어야지.
일
새 팀의 일은 많지만 재미있고, 재미있지만 불안하다. 이 팀이 망해도 7월이면 1년을 채우고, 주식 베스팅이 들어오고 나가더라도 사이닝 보너스를 물어낼 일이 없으니 좋은 일인것일까. 망해서 이 회사에서의 1년을 조지고 싶진 않다. 아주아주 잘해서, 매우매우 빛나는 이력을 만들고 싶다. 무슨 의미가 될진 몰라도, 나랑 같이 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내가 중요하면 참 좋겠다.
이민
영주권을 얻은지 5년 후부터는 시민권 신청이 가능하다. 그 중 2.5년은 해외에 거주할 수 있고, 나머지 2.5년은 미국에 살아야 된다고 한다. 정확히는 시민권 신청 전에 최소 2.5년을 미국에서 거주해야 한다고 하나. 아무튼 그랬다. 그래서 가장 빠르게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는 내년 여름에 다시 미국으로 돌아가야한다.
돌아갈 수 있냐를 제외하더라도, 가서 또 2년 반을 혼자 살 수 있느냐가 문제다. 좀 양해를 구해서, 생돈을 내고 쿼터마다 한 달 씩 한국에서 일할 수 있다면 좀 나으려나. 2024월 1월 1일 기준으로 5년이면, 2029년 1월 1일이니, 여기서 평균 소요시간인 6개월까지 총 5.5년 후인 2029년 7월 1일에는 미국인이 될 수 있으려나. 그땐 마흔살이다. 정말 끔찍하다.